2025년 4월 21일,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공식 임기를 시작하며 국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정책의 유연성과 신중성을 강조했다.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신 총재는 물가와 금융 시스템의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며, 금융정책의 방향성을 전환기 경제에 맞춰 유연하게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 유가 상승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AI 기술의 급속한 보급 등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신 총재는 “예측 불허의 구조적 변화가 현실이 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동 지역의 갈등 심화와 관세 정책을 둘러싼 글로벌 통상 마찰이 무역 흐름을 재편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인구 감소와 소득 양극화, 부동산 및 가계부채 리스크가 성장 동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중앙은행의 역할이 단순한 금리 조정을 넘어 금융 안정의 중심축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 안정성 강화를 위해 시장 가격 변동성과 자산가격 흐름을 기존 지표 외 추가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조기경보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특히 비은행금융기관과 부외거래, 디지털 금융상품 등 전통적 통화정책의 사각지대에 대한 감시를 확대하고, 관련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리스크 관리 체계를 재정비할 예정이다. 이는 보험사, 카드사 등 금융 전 분야에 걸쳐 리스크 전이 가능성을 열어둔 조치로, 장기적으로 보험업계의 자산 운용 및 부채 관리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화의 국제화와 디지털 화폐(CBDC) 확산도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24시간 외환시장 운영과 역외 원화 결제망 구축을 통해 외환 거래의 접근성을 높이고, ‘프로젝트 한강’ 후속단계를 통해 CBDC의 활용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제협력 플랫폼인 ‘아고라 프로젝트’를 활용해 디지털 지급결제 시스템 내 원화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전략은 글로벌 금융 인프라 변화에 발맞춘 정책적 움직임으로 읽힌다.
신 총재는 1959년생으로 옥스퍼드대에서 철학·정치·경제학(PPE)을 전공한 후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런던정경대(LSE)와 프린스턴대에서 교수로 재직한 학계의 거물이다. 2010년 대통령실 국제경제보좌관을 역임한 후 BIS에서 장기간 경제고문 및 통화경제국장을 맡으며 글로벌 정책 경험을 쌓았다. 오는 2030년 4월까지 4년 임기 동안 한국은행을 이끌며 국내외 정책 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