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는 지난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7년도 예산안 편성을 앞두고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회의는 중동전쟁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양 부처의 예산·세제·국고·거시경제 정책 담당 국·과장들이 모여 내년도 재정 운용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기획처의 '더100 현장경청 프로젝트' 일환으로 열린 이 간담회는 두 부처가 분리된 이후 처음 개최된 만큼, 향후 정책 공조 강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석자들은 중동전쟁이 수출입과 물가, 기업 경영, 민생 경제 등 실물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3월 보고서에서 중동전쟁에 따른 하방 시나리오를 분석하며, 충격 발생 2년 차에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약 0.5%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고유가 등 에너지 충격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계속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인공지능(AI) 등 산업 구조 전환과 인구구조 변화, 지역소멸, 양극화, 탄소중립 같은 구조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지속 가능한 적극 재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부는 세입·세출, 경기 대응, 구조개혁 지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재정을 운용하기로 했다.
회의에서는 내년도 세입 여건도 집중 점검했다. 기업 실적과 자산시장, 민간소비 등 주요 세원 흐름을 바탕으로 세수 전망을 살폈고,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정밀한 세수 추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를 위해 올해 설치된 세수추계위원회를 적극 활용해 관련 부처 간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재정 운용의 책임성과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됐다. 현재 정부 예산안은 매년 9월에 편성이 완료되는 반면, 전년도 결산 절차는 그 이후에 마무리된다. 이 때문에 결산 과정에서 지적된 성과 부진이나 집행 문제를 다음 해 예산 편성에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참석자들은 결산 시점을 단축해 예산 편성 단계에서 개선 사항을 체계적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기획처와 재경부 간 정책 연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박창환 기획처 예산총괄심의관은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세입·세출, 경기 대응, 구조개혁 지원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하는 만큼 상시적인 협력 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부처는 경제 전망과 세입 여건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고, 2027년 예산안 편성 및 중기재정운용계획 수립 과정에서도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