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중동 전쟁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업계를 직접 챙기고 나섰다. 4월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국내 12개 항공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비상경제 간담회를 열고 업계의 고충을 청취하며 지원 방안을 논의한 것이다.
이번 간담회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 티웨이, 에어제타, 에어서울,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파라타항공 등 국내 주요 항공사 CEO들이 참석했다. 회의는 지난 2월 말부터 이어진 중동 지역 분쟁이 항공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김 장관은 간담회에서 "현재 항공 산업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비용 급증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업계의 어려움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특히 중동 전쟁으로 인한 항공유 가격 급등과 고환율 현상이 항공사들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장관은 이와 함께 "항공산업의 위기는 수익성 악화뿐 아니라 운임 상승과 노선 불안정으로 이어져 국민의 이동권 편의를 해치고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업 생태계를 지키는 것이 공공복리를 수호하는 일"이라며 정부와 항공사가 긴밀히 협력해 난관을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항공사의 경영 부담을 덜고 소비자 보호와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종합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다. 우선 이미 시행 중인 항공사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다. 이는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 항공사들이 추가적인 재무 압박을 받지 않도록 배려한 조치다.
또한 그간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건의해 온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 유예 조치도 다음 달인 5월부터 병행 추진한다. 공항 이용료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항공사들이 유동성 확보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중동 전쟁으로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항공사를 위해서는 긴급경영 안정자금 지원을 관계 부처에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의 중이다. 아울러 항공사 경영 여건에 따라 일시적으로 노선을 축소할 경우에도 소비자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단계별·선별적으로 슬롯(항공기 이착륙 시간 배정권) 회수 유예를 적용할 예정이다.
동시에 정부는 항공사들이 감편으로 인한 결항 발생 시 사전 안내를 철저히 하고, 대체편 제공 등 소비자 편익 증진과 안전 관리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특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경영 여건이 어렵더라도 안전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등 항공 안전이 저해되지 않도록 특별 관리할 계획이다.
김윤덕 장관은 간담회에서 "정부는 항공사가 거센 파도를 견딜 수 있도록 비상방파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항공사 CEO들에게는 "어려운 시기지만 항공 안전을 위해 CEO들이 직접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정비 등 중요한 안전 관련 업무에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해 달라"며 안전 운항과 이용자 보호라는 본연의 가치를 끝까지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간담회는 중동 정세 불안이 항공업계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고유가와 고환율 상황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와 업계 간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