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을 보수하던 중 크레인 차량과의 충돌 사고로 순직한 공무원이 사망한 지 18년 만에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유족의 고충민원을 받아들여 국가보훈부에 재심의를 권고한 덕분이다.
국민권익위는 20일 오전 11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故 배종섭 님의 안장식을 거행했다. 유가족과 한삼석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 국승철 전주시 완산구청장 등 5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배종섭 님은 배우자와 1남 1녀를 두었으며, 병무청이 지정한 ‘병역명문가’로서 3대가 국가를 위해 헌신한 가문의 일원이었다.
고인은 1991년 지방전기원으로 임용돼 17년간 성실히 근무했다. 2008년 2월 29일 전주시 강변로에서 고소(高紹) 작업대 위에 올라 가로등을 보수하던 중, 옆을 지나던 크레인 차량이 작업대 지지대와 충돌하면서 그 자리에서 추락했다. 이튿날인 3월 1일 두개골 파열에 따른 뇌출혈로 인한 뇌연수 마비로 40세의 나이에 숨졌다. 당시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식 날 발인을 치러야 했던 유족의 안타까움은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같은 해 전주시 완산구청은 고인의 죽음을 순직으로 인정했고, 공무원연금공단과 보훈심사위원회도 순직공무원 요건에 해당한다고 의결했다. 그러나 2013년 12월 국가보훈부는 국립묘지 안장 비대상자로 결정했다. 유가족이 재심의를 신청했지만 서류를 반송받는 등 고인의 명예는 오랫동안 회복되지 못했다.
이에 배우자 ㄱ씨는 2025년 11월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 조사 결과, 고인은 사망 당시 ‘위험근무수당’을 지급받고 있었으며, 법령상 ‘위험한 직무수행’이란 위험근무수당이 지급되는 직무를 의미함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2026년 2월 국가보훈부에 안장 여부 재심의를 권고했고, 국가보훈부는 3월 안장 대상자로 결정했다. 사망 후 18년 만에 명예가 회복된 순간이었다.
안장식에서 한삼석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은 “국가는 국민 생활의 안전을 위해 위험한 직무를 수행하다 사망한 공무원을 예우해야 한다”며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보훈 가치를 정립하기 위해 고충민원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