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업계의 경쟁력 평가 기준이 본질적 수익 안정성으로 재편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2025년 1월 13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경쟁력 판단은 단순한 순익 규모를 넘어, 동일한 리스크 하에서 얼마나 예측 가능하고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지로 이동하고 있다. 생보와 손보업계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각각 5조2000억원, 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2025년에는 각각 10.7%, 12.8%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기준이익과 실현이익 간 괴리, 이른바 ‘기실차’의 확대 현상이다. 2025년 기준 생보의 기준이익은 6조5000억원이었지만 실현이익은 3조9000억원에 그쳤으며, 손보도 기준 7조7000억원 중 5조3000억원만 실현됐다. 이는 고금리 연금저축 상품의 손실부담 계약 비용 지속 반영, 건강보험 손해율 상승,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 구조적 리스크가 수익 실현을 가로막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실차율도 생보 –39%, 손보 –31%로 악화하며 최근 3년 평균 대비 저하세가 두드러졌다.
이 같은 추세는 단기 실적 변동성을 넘어 이익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낳고 있다. 한신평은 기실차율과 회사 규모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없다고 지적하며, 포트폴리오 구성과 리스크관리 능력이 성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급여력(K-ICS) 비율이 낮은 회사일수록 실현이익이 기준이익을 밑도는 경향이 나타나, 자본건전성과 수익 예측 가능성 간 연결고리가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수익 효율성 측면에서도 업종 간 차이가 뚜렷하다. 2023~2025년 평균 위험조정수익성은 생보 6%, 손보 15%로, 손보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 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손보가 상대적으로 수익성 높은 보험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투자 부문에서도 리스크 대비 수익 효율성이 우수함을 반영한다. 반면 보험영업 기반이 약한 회사는 투자 리스크를 확대해 수익을 만회하려는 경향이 관찰되며, 장기적 자본 건전성에 경고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신평은 향후 신용평가 과정에서 기준이익 대비 실현이익의 변동성, 위험액 대비 이익 창출 능력, 계리가정과 언더라이팅 전략의 자본 영향 등을 핵심 평가 요소로 삼을 계획이다. 이재우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단기 실적 하락을 감수하더라도 계리 기준과 리스크관리를 현실에 맞게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