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고온·잦은 비, 보리·밀 병 피해 키워 "적기 방제로 예방"

올봄 이상고온과 잦은 비로 보리와 밀 재배에 비상이 걸렸다. 2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두 달여 동안 병원체가 침입하기 쉬운 환경이 지속된 데다, 기온이 더 오르는 4~5월에는 병원균 활동이 왕성해지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이삭이 패는 시기인 4월부터 알곡이 익는 생육 후기까지 발생하는 주요 병해를 철저히 방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장 주의해야 할 병해는 붉은곰팡이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낟알이 암갈색으로 변하고 알이 차지 않으며, 심한 경우 분홍색 곰팡이가 껍질을 덮는다. 보리와 밀은 물론 귀리, 벼, 옥수수 등 다양한 작물에서 발생한다. 이상기상이 반복되면서 10년에 한 번 나타나던 이 병이 최근에는 매년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2024년에는 출수기 이후 이삭이 익어가는 4월 말부터 5월 초 사이 잦은 비와 고온으로 병이 심하게 발생해 수확량과 품질이 크게 떨어졌다.

붉은곰팡이병은 이삭이 팰 때부터 수확 전까지 비가 많이 오거나 상대습도가 90% 이상인 날이 3일 이상 계속되고 평년보다 따뜻하면 피해가 커진다. 방제를 위해서는 이삭이 팰 때부터 시기에 맞춰 약제를 뿌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물 빠짐길(배수로)을 정비해 재배지 습도를 낮추고, 비 예보가 있으면 미리 약제를 살포해 병 침입을 막아야 한다. 수확 후에도 알곡에서 병균이 증식할 수 있으므로 맑고 건조한 날 수확해 신속히 건조한 후 낮은 온도에서 보관해야 한다. 저장 시 알곡 수분함량은 밀 12%, 보리 14%(맥주보리 13%)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국립식량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최근 10여 년간 붉은곰팡이병 발생률은 해마다 차이를 보였다. 2024년에는 평균 병든이삭률이 27.9%로 매우 높았으며, 특히 전남 지역이 46.9%, 경북 33.9%, 경남 17.9% 순으로 피해가 컸다. 2025년에는 1.8%로 낮아졌지만, 올해 이상고온과 잦은 비로 다시 발생이 우려된다. 등록된 방제 약제로는 보리에는 아족시스트로빈·플루인다피르 액상수화제, 아족시스트로빈·헥사코나졸 액상수화제, 플룩사피록사드 액상수화제 등이 있다. 밀에는 무인항공 방제용 아족시스트로빈·헥사코나졸 액상수화제, 헥사코나졸 액상수화제, 티플루자마이드 액상수화제, 플루톨라닐 유제 등이 등록돼 있다.

최근 밀에서 피해가 많이 나타나는 껍질마름병은 이삭이 팬 후 낟알 껍질이 짙은 갈색으로 변하는 병이다. 잎에서는 작은 갈색 반점이 형성되고 노란 달무리(halo)에 싸인 갈색 둥근 모양으로 커지며, 심한 경우 잎이 갈라지기도 한다. 아직 등록된 약제가 없으므로 건전 종자를 사용하고 식물 잔재물을 제거하는 등 재배지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잎집눈무늬병은 초봄에 기온이 갑작스럽게 상승할 때 주로 건조한 사질 토양에서 발생한다. 토양 전염 곰팡이인 병원체가 줄기 아랫부분을 통해 침입해 타원형의 갈색 병징을 만들고 잎집을 따라 위로 퍼진다. 심해지면 줄기 하부가 부패해 이삭이 하얗게 마르거나 식물체가 쓰러진다. 줄기 아래쪽을 세심히 살펴 병징이 확인되면 즉시 등록 약제로 방제해야 한다. 보리에는 피리벤카브 액상수화제, 플룩사피록사드 액상수화제가, 밀에는 디페노코나졸 수화제, 테부코나졸 유제가 등록돼 있다.

위축병(BYDV)은 치료제가 없는 바이러스병이지만 진딧물이 옮기므로 진딧물 방제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최근 따뜻한 겨울과 초봄 고온으로 진딧물 월동률이 높아지고 활동 시기가 당겨지면서 피해가 우려된다. 감염되면 잎이 노랗거나 붉은색 혹은 보라색으로 변하고 생육이 불량해져 생장이 불안정해진다. 위축병은 불량한 기상 환경, 토양산도 등 환경 스트레스나 다른 병과 결부될 때 피해가 더욱 커지므로, 진딧물이 보이는 즉시 적용 약제를 살포해야 한다. 보리와 밀에 등록된 진딧물 방제 약제는 람다사이할로트린 유제, 비펜트린 입상수화제, 사이안트라닐리프롤 유현탁제, 설폭사플로르 입상수화제 등 여러 종류가 있다.

농촌진흥청 작물환경과 박향미 과장은 “이른 봄의 고온과 잦은 비로 보리와 밀에 나타나는 병해 양상이 달라지고 있어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초봄에 감염된 병 피해가 심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병 발생을 살피고 적기 방제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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