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10명 중 9명 이상은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자신의 개인정보 관련 권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2025년 9월부터 12월까지 공공기관 1200곳, 종사자 1인 이상 기업 6000곳, 만 14세 이상 79세 이하 내국인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개인정보보호 및 활용조사'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93%, 청소년의 95.7%가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매우 높은 수준임을 보여준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성인 81.1%, 청소년 90.4%가 체감하고 있다고 답해, AI 시대의 개인정보 영향력이 실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개인정보 열람, 정정·삭제, 처리 정지 등 정보주체의 권리를 알고 있다는 응답은 성인 37.4%, 청소년 38.5%에 그쳤다. 즉, 약 62%의 국민이 자신의 권리 행사 방법을 모르고 있는 셈이다. 이는 개인정보 보호 중요성에 대한 인식(90% 이상)과 큰 격차를 보이는 대목이다. 서비스 이용 시 개인정보 처리 동의 내용을 확인한다는 응답은 성인 54.4%, 청소년 47.7%로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아동·청소년의 온라인상 게시물 삭제를 지원하는 '잊힐 권리' 사업에 대한 인지도는 성인 31.6%, 청소년 25.3%로 낮았지만, 청소년의 70.1%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정책 홍보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현황도 조사됐다. 개인정보를 활용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공공기관은 전체의 1.6%에 불과했고, 종사자 300인 이상 민간기업 중에서는 1.2%만이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었다. 개인정보 유출 대응 매뉴얼을 보유한 공공기관은 96.4%로 높았지만, 민간기업은 5.0%에 그쳐 큰 차이를 보였다.
개인정보 보호 전담 인력은 공공기관 평균 0.29명, 민간기업 평균 0.34명으로 매우 부족한 수준이었다. 특히 종사자 300인 이상 민간기업의 전담 인력은 평균 1.1명으로 전년(0.6명)보다 늘었지만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다. 개인정보 보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응답은 공공기관 35.1%, 종사자 300인 이상 민간기업 23.4%로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지만, 주요 원인으로 '인력 부족', '절차의 복잡성', '관련 법률 이해의 어려움'이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우선 필요한 정책으로는 공공·민간 모두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을 함께 고려한 균형 있는 정책 추진'을 꼽았다. 이는 전년도까지 '보호 기술 개발 및 보급'이 1순위였던 것과 달라진 점으로, AI 시대에 맞춰 보호와 활용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해석된다.
서정아 개인정보위 기획조정관은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은 높은 수준이나 정보주체 권리 행사에 대한 이해와 현장의 인력 여건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공지능 확산에 대응해 개인정보 보호 기반을 강화하고 안전한 활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의 세부 내용은 개인정보위 공식 누리집(pipc.go.kr)과 개인정보 포털 서비스(privacy.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