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건물배관용 연결부품(조인트) 제조업체 조인트유창써멀시스템㈜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000만 원을 부과했다. 이 업체는 하도급 거래 과정에서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요구하면서 법정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것을 금지한다. 만약 기술자료를 요구해야 할 경우에는 요구 목적, 비밀유지에 관한 사항, 권리귀속 관계, 대가 및 지급 방법 등을 수급사업자와 미리 협의한 뒤 그 내용을 적은 서면을 반드시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의 기술이 부당하게 유용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공정위에 따르면 조인트유창써멀시스템은 수급사업자에게 건물배관용 연결부품 생산에 필요한 금형 제조를 위탁하고 납품받는 과정에서 금형 내부도면 3건을 이메일로 요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법이 요구하는 사전 협의나 서면 교부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 이 금형 내부도면에는 펀치, 실린더 등 내부 부품의 형상과 구조, 치수, 재료, 표면 거칠기, 조립 시 나사 규격 등 제조 방법에 관한 정보가 상세히 담겨 있어 기술적으로 유용하고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를 지닌 자료로 인정됐다.
수급사업자는 이 기술자료를 별도 공간에 보관하고 접근 인원을 제한하는 등 영업비밀로 관리해 왔다. 조인트유창써멀시스템 측은 납품받은 금형의 하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기술자료를 요구했다고 해명했지만, 공정위는 목적의 정당성과 관계없이 법정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조인트유창써멀시스템의 주요 재무 현황을 보면 2023년 기준 자산총액은 약 221억 원, 매출액은 135억 원, 당기순이익은 8억 4,400만 원을 기록했다. 이번 제재는 비록 기술자료 요구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절차를 위반하면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 데 의미가 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보호하기 위해 기술자료 요구와 관련된 절차 위반 행위를 집중적으로 감시할 방침이다. 특히 기술자료 유용 행위뿐만 아니라 유용 가능성 자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이번과 같은 절차 위반 사례를 지속적으로 적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