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전쟁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기업과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해 대·중소기업 간 상생 금융을 대폭 확대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김정관 장관 주재로 '상생 무역금융 확산 간담회'를 열고 연내 10조원 규모의 상생 무역금융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상생 무역금융은 '수출공급망 강화보증'이라고도 불리며, 대기업과 민간 은행이 함께 기금을 출연하면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보증을 서서 중소·중견 협력사에 저금리로 자금을 지원하는 민관 협력 모델이다.
이 방식으로 대기업이나 은행이 1억원을 출연하면 협력사는 최대 60~80억원의 우대 금융을 받을 수 있다. 협력사는 신용대출보다 최대 2.5%포인트 낮은 금리로 대출받고, 보증료 지원도 받는다.
지난해 8월 현대차·기아를 시작으로 HL그룹, 포스코, HD현대중공업 등 자동차·철강·조선 분야 대기업이 잇따라 참여했으며, 지금까지 총 1조 7천억원 규모의 금융이 조성됐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소비재 기업인 콜마와 무신사가 새로 동참해 의미를 더했다.
콜마는 우리은행과 함께 총 100억원을 출연해 화장품 원재료 공급·연구개발 등을 담당하는 160개 이상의 협력사에 1,74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한다. 무신사는 57억 5천만원을 출연해 200개 이상의 영세·중소 패션 협력사에 1,000억원을 지원한다. 소비재 업종은 협력사 규모가 영세한 경우가 많아 비대면 다이렉트 보증 등 현장 맞춤형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기존 상생 무역금융과 별도로 추가경정예산을 활용해 총 3조원 규모의 긴급 무역금융을 공급한다. 석유화학·에너지 등 공급망 불안이 심한 분야의 수입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긴급 유동성도 병행 지원한다.
이날 우리은행은 무역보험공사와 별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출기업 대상 3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김정관 장관은 "상생 무역금융은 단순한 지원 프로그램을 넘어 우리 산업 생태계와 공급망을 지켜내는 핵심 안전망"이라며 "대기업과 금융기관이 책임을 분담해 협력사를 지키는 노력이 수출 경쟁력을 지탱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상생 무역금융에 참여하는 기업은 법인세 최대 35% 절감 효과를, 협약 은행은 무위험 대출자산 확보와 법인세 최대 25% 절감 혜택을 볼 수 있다. 이 제도는 출연 기업이 협력사를 추천하고, 은행이 대출을 실행하며, 무역보험공사가 보증 비율과 기간을 우대하고 보증료를 할인해주는 구조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