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난해 개발도상국을 지원한 공적개발원조(ODA) 규모가 38억 7,500만 달러(약 5조 5,000억 원)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24년(40억 3,100만 달러)보다 3.9% 줄어든 수치지만, 미국과 독일 등 주요 공여국들이 원조를 급격히 축소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가 최근 발표한 2025년 잠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ODA는 양자원조(32억 1,000만 달러)와 다자원조(6억 6,400만 달러)로 구성됐다. 양자원조는 전년보다 0.7% 증가한 반면, 다자원조는 21.1% 감소했다. 다자원조 감소는 환율 상승(원·달러 평균 환율 4.3% 상승)과 최근 확대됐던 다자원조 규모가 축소된 영향이 크다.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은 0.20%로 전년(0.21%)보다 0.01%포인트 낮아졌지만, 전반적인 지원 기조는 유지됐다. OECD DAC 회원국 평균(0.26%)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국가들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전 세계 ODA 총액은 1,742억 6,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9% 급감했다. 이는 OECD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특히 미국이 전년 대비 55.8%나 원조를 줄인 점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독일(-11.4%), 영국(-4.5%), 프랑스(-5.9%), 일본(-1.7%) 등 주요 공여국들도 대부분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감소 폭이 3.9%에 그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원 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자원조 중 무상원조는 22억 달러로 전년보다 1.2% 줄었지만, 유상원조는 10억 1,000만 달러로 5.0% 증가했다. 보건 분야와 교통·물류 분야 실적이 늘어난 덕분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혁신과 성과를 바탕으로 한 'K-ODA'를 통해 보편적 가치와 상생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2026~2030)」을 수립해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기여를 지속할 예정이다. 이 계획에는 원조의 질적 향상과 수혜국 맞춤형 지원, 민관 협력 강화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OECD DAC 33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ODA 규모는 13위를 기록했다. 1위는 독일(290억 8,900만 달러), 2위는 미국(289억 5,400만 달러), 3위는 영국(171억 7,600만 달러) 순이다. GNI 대비 ODA 비율로는 노르웨이(1.03%)가 가장 높았고, 룩셈부르크(0.99%), 스웨덴(0.85%)이 뒤를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