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직접 첨단산업 성장의 과실을 누릴 수 있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이하 국민참여형펀드)의 구체적인 운용 방안이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하는 이 펀드의 실질적인 투자 운용을 맡을 자펀드 운용사 선정 기준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 펀드는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조성된 국민성장펀드(100조원 이상 규모)의 장기적인 운용 성과를 일반 국민이 함께 누릴 수 있도록 마련됐다. 국민이 직접 일부 투자금을 내고 펀드 수익을 배분받는 구조로, 첨단산업 육성이라는 정책 목표와 함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동시에 고려해 설계됐다.
특히 국회에서 이 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 논의가 진행 중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투자 금액에 따라 최대 4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9% 분리과세(투자일로부터 5년)가 적용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 재정이 각 자펀드에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해 손실의 20%를 우선 부담하는 상품 구조도 더해져 투자자들의 참여 유인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주목적 투자 대상은 반도체, 이차전지, 수소, 미래차, 바이오, 인공지능(AI), 방산, 로봇, 콘텐츠, 핵심광물 등 12개 첨단전략산업과 이들 산업에 필요한 장비·설비·인프라를 공급하는 관련 기업이다. 개별 자펀드는 전체 결성 금액의 60% 이상을 이들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자펀드는 결성 금액의 30% 이상을 비상장 기업(최소 10% 이상)과 코스닥 기술 특례 상장사(최소 10% 이상)에 대한 신규 자금 공급 방식(유상증자,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으로 투자해야 한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기업 투자는 10% 이내로 제한된다.
이는 유망한 첨단기술을 가진 기업이 스케일업(사업 확장) 단계에서 자금난으로 실패하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기업 성장에 꼭 필요한 신규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해 혁신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뜻이다. 다만 인프라 투자를 주목적으로 하는 자펀드는 전체 금액의 60% 이상을 첨단전략산업 관련 인프라에 대한 대출이나 지분 투자 방식으로 운용할 수 있는 예외를 뒀다.
개별 자펀드는 남은 40% 이내에서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운용사의 전문성에 기반한 펀드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이도록 유도한 것이다. 예를 들어 80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운용한다면, 반도체·AI 분야 비상장사 3곳에 150억원, 바이오 등 기술 특례 상장사 2곳에 100억원을 신규 투자하고, 코스닥 상장 중견기업에 180억원, 코스피 상장 기업에 64억원을 투자한 뒤 나머지 306억원은 자율적으로 운용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자펀드의 규모와 개수에 대해서는 투자 대상을 다양화하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 펀드당 400억원 이상 1,200억원 이하의 범위에서 운용사가 자율 제안하도록 했다. '국민성장펀드(국민참여형) 컨소시엄'은 운용사의 과거 투자 운용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10개 내외의 자펀드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 컨소시엄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산업은행, 공모펀드 운용사 3곳으로 구성된다.
운용사 선정 시 특정 업종에 투자가 쏠리지 않도록 각 운용사로부터 중점 투자 분야를 미리 제안받는다. 예를 들어 어떤 운용사는 AI·반도체·바이오 등 3개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제시하는 방식이다.
운용사의 책임 있는 운용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운용사는 자펀드 결성 금액의 1%를 후순위로 직접 출자해야 하며, 1%를 초과해 출자할 경우 자펀드 선정 심사에서 가점을 받는다. 또한 비상장 기업과 코스닥 기술 특례 상장사에 펀드 결성 금액의 40% 이상을 신규 자금으로 투자하거나, 비수도권 지역 투자 비율이 40% 이상인 운용사에는 추가 성과보수를 지급한다.
이런 인센티브 구조는 운용사의 우수한 운용 성과를 이끌어내 궁극적으로 국민 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수익을 돌려주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이 있는 코스닥벤처펀드도 자펀드로 허용해 공모주 시장 참여를 통한 추가 수익 창출도 기대된다.
국민참여형펀드는 오는 5월 중순 자펀드 운용사 선정을 마친 뒤, 공모펀드 증권신고서 제출과 판매사 전산 개발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5월 중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보다 많은 국민이 펀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서민 우선 배정분을 펀드 판매 목표액의 20% 이상 설정하는 방안도 관계 기관과 함께 검토 중이다. 서민 기준은 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근로소득 외 종합소득이 있는 경우 3,800만원 이하)로, 서민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 요건과 동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