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구 관세청장이 4월 9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SK하이닉스 본사를 찾아 반도체 생산 및 연구·개발(R&D) 시설을 둘러보고 기업의 수출입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번 방문은 중동 상황 등으로 무역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지난 2월 관세청이 발표한 '수출 플러스(PLUS) 전략'의 12개 혁신 과제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지 최종 점검하고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추가 지원 방안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청장은 현장에서 “지난해 우리나라 연간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천억 달러를 돌파하는 데 반도체 수출 증가가 큰 역할을 했다”며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수출 상승세에 가속도를 붙이기 위해 반도체·바이오·전자 등 첨단 산업의 연구·개발 장소에 대해 보세공장 특허를 허용하는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가 끝나는 대로 바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보세공장이란 외국 원재료를 관세 등을 납부하지 않은 상태로 제조·가공·검사하여 수출입할 수 있는 공장을 말한다. 현재 반도체, 조선, 바이오 등 주요 첨단산업 수출액의 약 95% 이상이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연구·개발에 필요한 외국 원재료를 사용하려면 반드시 수입통관 절차를 거쳐 관세를 납부해야 했지만, 앞으로 연구·개발 장소를 보세공장으로 특허받으면 원재료를 수입 통관하지 않고 과세보류 상태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여 년간 첨단산업계의 숙원사항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 측은 “기술 개발 속도가 곧 경쟁력인 첨단산업에서 이번 조치는 연구·개발과 생산의 간격을 좁혀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제품 출시 및 양산 일정 단축을 통한 비용 절감과 수출 증대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은 기술 혁신에서 나온다”며 기업들이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연구·개발과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야간·공휴일에 외국 원재료 즉시 사용 확대’, ‘특송차량을 활용한 보세공장 수출 물품 보세운송 허용’ 등 수출 플러스 전략의 규제혁신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화답했다.
또한 평택·경기남부·충청권 등 중부지역의 반도체 등 첨단산업 관세행정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평택세관에 ‘중부권 첨단산업 전담 지원팀’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 팀은 첨단산업 클러스터 구축부터 최종 제품 생산·수출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관세청은 이번 방문 결과를 관세행정에 적극 반영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꾸준히 경청하며 과감한 규제혁신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