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스위스 유기농업연구소(FiBL)와 손을 잡고 기후 위기 시대에 맞춘 유기농 실천 모델 개발에 나선다. 이번 협력은 지난해 체결한 업무협약의 후속 조치로, 올해부터 3년간 본격 추진된다. 정부의 국정과제인 ‘친환경 유기농업 면적 2배 확대’와 ‘미래 농업 세대 전환을 위한 청년농 양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두 기관은 청년 농업인들이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후 위기 대응형 유기농 실천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소규모나 적은 자본으로 시작하는 청년 농업인들이 기후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유기농 기술 묶음’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과 스위스 유기농업연구소는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추진하고, 재생유기농업의 기후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첫 번째 과제로, 올해 안에 한국과 스위스에서 각각 2개소씩 총 4개의 실증 농가를 선발한다. 공동 개발한 표준 진단표를 활용해 양국의 농업 환경에 최적화된 기후변화 대응 모델을 설계하고, 내년부터 2년간 본격적인 현장 실증을 거쳐 최종적으로 총 4종의 유기농 실천 모델을 완성할 예정이다.
두 번째 과제는 개별 농장의 탄소 감축 효과를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도록 스위스 유기농업연구소의 농장 단위 평가 방법을 국내 농업 환경에 맞춰 도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유기농업이 기후 변화 완화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 번째 과제는 국내 ‘청년농 유기농업 연구회’와 유럽의 ‘유기농 청년 네트워크’ 간 정기 교류를 지원하는 것이다. 실증 과정에서 나온 성과를 공유하고, 청년 농업인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협력에 맞춰 청년 농업인을 위한 유기농 실천 지침서도 제작해 보급할 계획이다. 유기농업에 처음 진입하는 청년들의 부담을 낮추고, 국내 유기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력의 배경에는 국내 친환경 인증 면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현실이 있다. 2020년 8만1000ha였던 친환경 인증 면적은 2024년 6만8000ha로 17% 줄었다. 농가 고령화와 청년 농업인 급감으로 세대교체도 시급한 상황이다. 반면, 스위스는 유기농 면적 비율이 18.2%에 달하는 유기농 선진국으로,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 12개국과 250개 유기농장이 참여하는 ‘OrganicClimateNET’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이다.
이번 국제협력은 양국의 연구 역량을 결합해 기후 위기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현장 맞춤형 모델을 구축하는 데 의의가 있다. 농촌진흥청 재생유기농업과 장철이 과장은 “재생유기농업 기반의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모델을 개발해 국내 유기농업이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에는 실증 농가 선정과 진단지 활용 분석이 진행된다. 하반기에는 기후변화 적응 및 완화를 위한 최적 기술을 도출하고 공동으로 모델을 설계한다. 2027년에는 설계된 기술과 모델을 농장에 실제 적용하고, 2028년에는 효과 검증과 평가를 통해 최종 모델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으로 개발된 모델은 정책 부서에서 국정 목표 달성을 위한 과학적 근거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농업인들에게는 유기농업 진입 장벽을 낮추는 기후변화 대응 모델로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