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나물로 사랑받는 오가피 순이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건강 기능성 식품 소재로서 큰 가능성을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14개 연구기관과 함께 진행한 'K-농식품 자원의 특수기능 성분 정보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국내에서 재배된 오가피와 가시오가피의 새순과 잎 등 식용 부위에 대한 정밀 성분 분석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오가피(Acanthopanax sessiliflorus)에서는 총 116종의 화합물이 확인됐으며, 이 중 36종은 이 속(屬)에서 처음 보고된 성분이다. 가시오가피(Acanthopanax senticosus)에서는 총 132종의 화합물이 동정됐는데, 페놀화합물 50종과 사포닌 82종이 포함돼 있었다. 분석에는 다수 성분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고해상도 첨단 정밀 기술이 활용됐다.
오가피와 가시오가피는 잎, 열매, 줄기까지 모두 먹을 수 있는 작물이지만, 그간 산업적 활용은 주로 뿌리와 줄기에 집중돼 왔다. 이번 연구는 새순과 잎 등 비근경(非根莖) 부위의 기능성 소재로서 가치를 과학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농촌진흥청 식생활영양과 연구진은 부위별 성분 차이를 비교 분석해, 오가피에서는 새순과 잎에 주요 사포닌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집중적으로 축적되는 경향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오가피 새순에는 주요 사포닌 성분인 키이사노사이드(chiisanoside)가 생체중량 100g당 107.5mg 들어 있었으며, 잎에는 952.5mg으로 더 높은 함량을 보였다. 주요 플라보노이드 성분인 쿼세틴 글루쿠로나이드(quercetin 3-O-glucuronide)는 새순에 30.9mg, 잎에 94.7mg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진은 오가피에서 57개의 화학적 지표 성분을 찾아내 새순·잎·열매·줄기 등 각 부위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확보했다.
가시오가피의 경우, 새순의 기능성 성분 총량이 생체중량 100g당 785.6mg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잎(650.7mg), 열매(141.7mg), 줄기(12.2mg) 순이었다. 사포닌 함량 역시 새순(608.0mg)과 잎(461.9mg)에 가장 많아, 이들 부위가 주요 기능성 소재로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가시오가피에서 발견된 주요 사포닌인 헤데라사포닌 비(hederasaponin B)와 치우지아노사이드 비(ciwujianoside B)는 시험관 실험에서 당뇨 억제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혈당 관련 기능성 연구 소재로서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Food Research International'(IF=7.0)과 'Scientific Reports'(IF=4.6)에 각각 게재됐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우리 농식품 700점에 대해 플라보노이드 등 9개 계열의 기능 성분 정보를 구축할 계획이며, 2027년부터는 농식품종합정보시스템 '농식품올바로'(koreanfood.rda.go.kr)에서 식품별 함량 등 화합물 상세 정보를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식생활영양과 신성휴 과장은 "봄철 나물로 소비되는 오가피 순의 식품적 가치와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확인했다"며, "앞으로 오가피가 건강 기능성 식품이나 가공 소재 개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