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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국감, ‘규제 완화 후폭풍'… 금융 정책 신뢰논란

금융위 국감, ‘규제 완화 후폭풍'… 금융 정책 신뢰논란

금융위 국감, ‘규제 완화 후폭풍'… 금융 정책 신뢰논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상대로 정부의 금융 정책과 규제 개편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공방이 이어졌다.

이날 국정감사는 ▲자동차 품질인증부품의 저조한 실적과 소비자 신뢰 문제 ▲시대적 요구에 따른 금산분리 규제 현대화 방향 ▲기업 부담 완화 이후 급락한 회계 투명성 문제 ▲부동산 금융 규제 시행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의 장이 됐다.

자동차 품질인증부품, ‘소비자 신뢰 확보’ 강조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동차 품질인증부품 제도의 현황을 지적하며 포문을 열었다. 품질인증부품은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인증기관에서 심사해 인증한 부품으로, OEM(순정) 부품보다 저렴하며 주로 범퍼 및 펜더 등 외장부품에 활용된다.

이 의원은 “품질인증부품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으나 사용 실적은 전체의 1%에도 한참 못 미치는 처참한 수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저조한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금융당국이 추진했던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은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사실상 보류되는 과정을 겪었다. 지난 2월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해 수리 시 부품의 보험금 보상 기준을 품질인증부품 가격으로 산정하고, 소비자가 OEM 부품 사용을 원할 경우 차액은 소비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방침을 내세웠다. 대체품 사용으로 수리비를 감소시켜 전체 보험료를 인하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보험소비자를 중심으로 선택권 침해 및 안전상 우려와 관련한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지난 8월 금융당국은 소비자가 요청할 경우 정품으로도 수리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하는 ‘연착륙 방안’을 발표하며 한발 물러섰다.

이 의원은 개정안 보류 사례를 언급하며 “소비자의 선택권 침해 우려와 품질 불안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OEM 순정부품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인정하는 한편, “소비자가 선택하면 할인을 해주는 쪽으로 시장친화적으로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답하며 소비자 혜택을 통한 자발적 사용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제도 운영 과정의 공정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10년간 인증시험 835건 중 619건(74%)을 보험개발원 산하 자동차기술연구소가 독식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자동차부품협회가 시험기관 6곳에 품질인증부품에 대한 인증시험을 위탁하고 있으나 사실상 한 기관에서 이를 독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품질인증부품 인증시험 독식 문제에 대해 “이 제도가 보험업계를 대변해 보험료율 인하를 위한 수단으로만 여겨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사후관리에 대한 문제도 거론됐다. 최근 5년간 품질인증부품을 인증받은 후 사후조치는 15번에 그쳤으며, 판매 중지나 결함 시정 등은 단 1건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의원은 “사후관리가 부실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산분리 완화 ‘실용적 방안’ 모색

금융 정책과 관련해서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가 거론됐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 경제가 코스피 5000 시대로 도약하고 대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산적 금융’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금산분리 규제 현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의원은 해외 사례를 들며 “산업과 금융의 융합이 경쟁력 그 자체가 된 시대인데,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금산·은산 분리가 제도적으로 완전히 차단돼 기업 혁신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업이 금융을 설계하고 금융이 산업을 돕도록 금산분리 현대화가 돼야 한다”며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금산분리는 사금고화 방지 등 역사적 필요성이 있었지만, 대규모 투자를 일으켜야 하는 상황 속에서 합리화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다”고 설명하며 “제도의 기본 원칙은 지키면서 실용적인 방법으로 당장 애로 있는 부분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일반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규제 완화와 금융사의 핀테크 등 금융 연관성이 높은 분야에 대한 지분 투자 확대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실용적 협의를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계 투명성 순위 급락 “대책 살필 것”

기업 부담 완화를 명분으로 외부 회계감사 규제를 잇따라 완화하면서 국내 회계 투명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비상장사의 감사인 지정 건수가 2년 만에 80% 가까이 급감하며 회계감사 제도의 실효성이 크게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비상장사 주기적 감사인 지정 건수는 2022년 146건에서 2024년 30건으로 약 79.5% 급감했다.

이러한 급감의 배경에는 회계 규제 완화 차원에서 대형 비상장사 기준을 자산 1000억원에서 5000억원 이상으로 5배 상향하고, 자산 1000억 원 미만 상장사에 대한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의무를 면제한 데 있다. 이로 인해 소유와 경영이 미분리된 비상장 중견기업 상당수가 감사인 지정 의무에서 벗어났다.

문제는 규제 완화 이후 회계 투명성이 크게 후퇴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2025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회계 투명성 순위는 69개국 중 60위로, 2021년 37위까지 올랐던 순위가 4년 만에 다시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이 위원장은 “일부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기준 조정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하며 “회계 투명성이 가장 중요한 만큼 계속해서 대책을 살펴 가겠다”고 전했다.

부동산 금융 규제 “필요시 추가 조치 시행”

이밖에 10.15 부동산 대책을 두고 이 위원장은 야당의 질타를 받았으나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규제 기조를 고수할 것”임을 밝혔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10.15 대책이 대출 문턱을 높여 현금 보유자만 집을 살 수 있게 하는 ‘부동산 철책’이며, 중산층의 주거 이동 사다리를 걷어찼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책 입안자들의 규제지역 주택 보유 논란 등 내로남불 문제를 지적하며, 실수요자 보호 방안에 대한 금융당국의 고민을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 상황에선 부동산 시장 과열 양상을 빨리 차단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를 보장해주는 것”이라며 “규제 강화는 비상 상황에 대한 비상 조치”였음을 강조했다.

또한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수요 억제책이 실패하면 보유세를 높이는 것 아니냐”고 질의하자, 이 위원장은 “수요 안정 이후 공급 대책을 더 충실히 해서 시장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밖에 가계부채 관리와 관련해서도 이 위원장은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준비된 추가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강조하며 부동산 금융 관리를 지속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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