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구 관세청장이 4월 9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SK하이닉스 본사를 찾아 반도체 생산 및 연구·개발(R&D) 시설을 둘러보고 기업의 수출입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번 방문은 중동 상황 등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에 대응해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추가 지원 방안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관세청은 지난 2월 발표한 '수출 플러스(PLUS) 전략'의 12개 혁신 과제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지 최종 점검했다. 이 전략은 신기술·신산업 지원(Pioneer), 비용·세금 절감(Lower), 신속성·효율성 향상(Uplift), 자율관리 확대(Self-Manage) 등 4대 축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장의 불합리한 규제를 혁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청장은 현장에서 "지난해 우리나라 연간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천억 달러를 돌파하는 데 반도체 수출 증가가 큰 역할을 했다"며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수출 상승세에 가속도를 붙이기 위해 반도체·바이오·전자 등 첨단산업의 연구·개발 장소에 대해 보세공장 특허를 허용하는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4.14.)가 끝나는 대로 바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보세공장이란 외국 원재료를 관세 등을 납부하지 않은 상태로 제조·가공·검사해 수출입할 수 있는 공장을 말한다. 현재 반도체, 조선, 바이오 등 주요 첨단산업 수출액의 약 95% 이상이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이번에 연구·개발 장소까지 보세공장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면, 기업들은 연구·개발에 필요한 외국 원재료를 수입 통관 절차 없이 과세보류 상태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지난 20여 년간 첨단산업계의 숙원사항이었다. 기존에는 연구·개발에 필요한 외국 원재료를 사용하려면 반드시 수입통관 절차를 거쳐 관세를 납부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 측은 "기술 개발 속도가 곧 경쟁력인 첨단산업에서 이번 조치는 연구·개발과 생산의 간격을 좁혀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제품 출시 및 양산 일정 단축을 통한 비용 절감과 수출 증대 효과를 기대했다. 아울러 법규 준수도가 높은 우수 수출기업에 대한 수출입 검사 축소 등 적극적인 관세행정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이 청장은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은 기술 혁신에서 나온다"며 "기업들이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연구·개발과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야간·공휴일 외국 원재료 즉시 사용 확대, 특송차량을 활용한 보세공장 수출 물품 보세운송 허용 등 수출 플러스 전략의 규제혁신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화답했다.
또한 평택·경기남부·충청권 등 중부지역의 반도체 등 첨단산업 관세행정 수요 증가에 대응해 평택세관에 '중부권 첨단산업 전담 지원팀'을 설치한다. 이 팀은 첨단산업 클러스터 구축부터 최종 제품 생산·수출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관세청은 이번 방문 결과를 관세행정에 적극 반영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꾸준히 경청하며 과감한 규제혁신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