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난해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해 쓴 공적개발원조(ODA) 규모가 38억 7500만 달러(약 5조 6000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24년(40억 3100만 달러)보다 3.9% 감소한 수준이지만, 전 세계 공여국 평균 감소율이 19%에 달한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완만한 감소세를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국무조정실이 3일 공개한 ‘2025년도 우리나라 ODA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ODA 규모는 38억 7500만 달러로 이 가운데 양자원조(개별 국가 지원)가 32억 1000만 달러, 다자원조(국제기구 지원)가 6억 6400만 달러를 차지했다. 양자원조는 전년 대비 0.7% 증가했지만, 다자원조가 21.1% 급감하면서 전체 실적이 줄었다. 다자원조 감소는 최근 국제사회에서 다자기구 지원 규모를 축소하는 흐름과 원·달러 환율 상승(전년 대비 4.3%)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주요 선진국들의 지원 축소 폭은 더 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 전체의 ODA 규모는 1742억 6200만 달러로 전년(2151억 4100만 달러)보다 19% 줄었다. 특히 ODA 1·2위 국가인 미국과 독일은 각각 55.8%, 11.4%나 급감했고, 영국(-4.5%), 프랑스(-5.9%), 일본(-1.7%)도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DAC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 폭이다.
우리나라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은 0.20%로 전년(0.21%)보다 0.01%포인트 낮아졌다. OECD DAC 평균(0.26%)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지원 기조는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지원 규모 순위로 보면, 우리나라는 총 ODA 38억 7500만 달러로 DAC 회원국 중 13위를 기록했고, GNI 대비 비율은 0.20%로 22위에 올랐다.
분야별로 보면 양자원조 중 무상원조는 22억 달러로 전년보다 0.26억 달러 감소했으나, 유상원조는 10억 1000만 달러로 5.0% 증가했다. 보건 분야와 교통·물류 분야의 지원 실적이 늘어난 점이 전체 양자원조 증가에 기여했다.
정부는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2026~2030년)’을 수립 중이다. 이 계획을 통해 혁신과 성과를 기반으로 보편적 가치와 상생을 실현하는 ‘K-ODA’ 비전을 구체화하고,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기여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