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후박나무에 큰 피해를 주는 해충인 제주집명나방의 천적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립산림과학원과 전라남도산림환경연구원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그 결과 기생벌인 황고치벌이 제주집명나방을 기주로 삼아 기생하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후박나무는 남부 해안과 도서 지역에서 주로 자라는 상록활엽수로, 경관 가치가 뛰어나고 산업적으로도 활용도가 높은 나무다. 하지만 최근 제주집명나방 유충이 후박나무 잎을 갉아먹으면서 생육이 저하되고 미관이 훼손되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전남 해남 지역에서 채집한 제주집명나방의 월동 고치를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황고치벌이 제주집명나방에 기생하는 천적임을 확인했다. 연구에 따르면 기생률은 12.5%에서 28.3%로 나타났으며, 개체의 75% 이상이 암컷으로 확인돼 번식 잠재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기생벌이 기주 해충보다 3~10일 늦게 나타나 산란 시기와 맞물리는 특성을 보여, 제주집명나방의 개체 수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형태학적 분석과 DNA 바코드(COI 유전자) 분석을 함께 진행해 종 동정의 정확성을 높이고 과학적 신뢰성을 확보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Asia-Pacific Entomology' 2026년 3월호에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 김준헌 박사는 "이번 연구는 제주집명나방의 천적을 국내 최초로 확인한 사례"라며 "생물적 방제를 활용한 친환경 관리 전략 수립의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현장 적용을 위한 후속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