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난해 개발도상국을 지원한 공적개발원조(ODA) 규모가 38억 7,500만 달러(약 5조 5,000억 원)로 잠정 집계됐다. 정부는 28일 외교부와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공동으로 2025년도 ODA 잠정통계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ODA는 정부가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제공하는 공적 자금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 간 비교 기준이 된다.
2025년 총 ODA 지원액은 전년(40억 3,100만 달러)보다 1억 5,600만 달러(3.9%) 줄었다. 이는 다자원조 실적이 1억 7,800만 달러(21.1%) 급감한 영향이 크다. 다자원조는 UN·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를 통해 간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최근 급격히 확대됐던 규모가 조정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양자원조는 32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0.7% 증가했다. 양자원조는 우리 정부가 특정 국가나 사업에 직접 지원하는 형태로, 무상원조(22억 달러)는 소폭 줄었지만 유상원조(10억 1,000만 달러)가 5% 늘어 전체를 견인했다.
특히 보건과 교통·물류 분야의 실적 증가가 양자원조 증가에 기여했다. 전체 ODA를 국민총소득(GNI) 대비로 환산한 ODA/GNI 비율은 0.20%로, 전년(0.21%)보다 0.01%포인트 낮아졌지만 지원 기조 자체는 유지됐다. DAC 회원국 평균 ODA/GNI 비율은 0.26%이며, 우리나라는 32개 회원국 중 22위를 기록했다.
국제적으로는 2025년 전체 DAC 회원국의 ODA 총액이 1,743억 달러로 전년 대비 19% 감소하며 사상 최대 폭으로 줄었다. 이는 미국이 55.8% 급감한 289억 달러로 지원을 대폭 축소한 영향이 크다. 독일(-11.4%), 영국(-4.5%), 프랑스(-5.9%), 일본(-1.7%) 등 주요 공여국도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감소율(△3.9%)을 기록하며 하락 폭을 최소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이번 실적을 바탕으로 향후 5년간의 ODA 방향을 제시할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2026~2030)'을 수립 중이다. 이 계획은 혁신과 성과를 기반으로 ‘보편적 가치’와 ‘상생’을 실현하는 K-ODA 비전을 담아,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와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기여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계획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기본계획 확정 후 별도로 발표될 예정이다.
※ 공적개발원조(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정부가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제공하는 원조. 무상원조(증여)와 유상원조(차관)로 나뉘며, 양자원조(직접 지원)와 다자원조(국제기구를 통한 지원)로 구분된다. ODA/GNI 비율은 국가 경제 규모 대비 원조 규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국제 비교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