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이 발발하고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제유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 전반에 부정적 파급효과가 확대되자, 해외 주요국들은 재정·세제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해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각국은 에너지가격 안정화와 민생 피해 최소화라는 두 가지 축으로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먼저 에너지가격 안정화를 위해 정부는 정유업체 등 공급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소매가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은 휘발유 소매가를 리터당 170엔(약 1,580원)으로 유지하기 위해 초과분을 정유업체에 전액 보조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예비비 8,000억 엔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등은 유류세를 인하했고, 스페인과 폴란드는 연료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낮췄습니다. 베트남은 연료 수입 관세를 면제했으며, 호주는 연료 소비세를 절반으로 인하했습니다.
비축유 방출을 통한 원유 공급 충격 대응도 중요한 축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3월 11일 총 4억 2,000만 배럴 규모의 비축유 방출 공동행동을 결의했습니다. 여기에는 미국(1억 7,200만 배럴), 일본(7,980만 배럴), 캐나다(2,360만 배럴), 한국(2,250만 배럴) 등 30개국이 참여했습니다.
가격상한제 도입도 활발합니다. 중국은 10영업일마다 유가 변동을 반영해 가격 상한선을 조정하며, 지난 3월에는 13년 만에 가격 인상폭을 제한했습니다. 영국은 에너지요금 상한제 수준을 연간 평균액 기준 1분기 1,758파운드에서 2분기 1,641파운드로 6.6% 낮췄습니다. 폴란드는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상한선을 설정했고, 독일은 주유소의 하루 수차례 가격 인상을 1일 1회(매일 12시)로 제한했습니다.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감독도 강화해, 영국은 난방유와 연료 등의 폭리행위를 감시하기 위한 시장조사 실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인한 민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우선 연료비 상승에 취약한 소비자에게 직접 지원금을 지급합니다. 영국은 등유 가격 상승으로 부담이 가중된 취약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총 5,240만 파운드를 배정했습니다. 뉴질랜드는 저소득 가구에 매주 50뉴질랜드달러(약 43,000원)를 지원하고 있으며, 스웨덴은 전기·가스 소비량에 비례해 지원금을 지급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고유가에 취약한 피해산업 지원도 중요합니다. 프랑스는 국영 투자은행을 통해 피해기업에 단기대출을 지원하고, 유가상승에 민감한 운송업과 농어업 등을 중심으로 선별적 보조금을 지급합니다. 구체적으로 화물·운송업 소규모 영세사업체에 리터당 20유로센트의 지원금을 주고, 농업에는 비도로용 경유 소비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하며, 어업에는 리터당 20유로센트의 연료비를 환급합니다. 스페인은 농업·운송부문에 리터당 20유로센트의 연료보조금을 지급하고, 에너지 집약 산업에 대한 전력 송배전 통행료를 80% 인하했습니다. 그리스는 구매한 비료 가격의 15%를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주거 안정 조치 등 고물가로 인한 민생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도 시행됩니다. 스페인은 임대료 인상폭을 한시적으로 제한해 2년간 최대 2%로 묶었습니다. 영국은 유류세 인상 계획을 연기하고 8월까지 유류세 인하를 유지하기로 했으며, 이후 2026년 9월부터 2027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할 예정입니다. 이탈리아는 유류세를 리터당 0.25유로 인하했고, 폴란드는 연료 부가가치세를 23%에서 8%로 낮췄습니다. 스웨덴은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인하(휘발유 리터당 1크로나, 경유 0.4크로나)했습니다. 미국 조지아 주는 유류세 부과를 60일간 유예했으며, 그리스는 경유 리터당 0.16유로를 보조하고 농가 비료 구매 시 가격의 15%를 지원합니다.
이처럼 주요국들은 고유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시장 가격 안정화와 취약계층·피해 산업 지원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제 공조를 통한 비축유 방출, 세제 감면, 가격 상한제, 직접 보조금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민생 안정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앞으로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추이에 따라 추가 대응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