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항공기를 탈 때 보조배터리는 1인당 최대 2개까지만 가지고 탈 수 있고, 기내에서는 충전이나 사용이 완전히 금지된다. 우리나라가 제안한 이 기준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면서 나라마다 달라 혼란을 겪던 환승 승객 등도 일관된 규정을 적용받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우리나라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제안한 '보조배터리 기내 안전관리 강화 방안'이 지난 3월 27일 ICAO 이사회 최종 승인을 거쳐 국제기준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ICAO 항공위험물운송기술지침(Doc 9284)에 보조배터리 반입 수량 제한과 충전·사용 금지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2025년 1월 발생한 에어부산 화재 사고를 계기로 같은 해 3월 1일부터 보조배터리 반입 개수 제한과 기내 충전·선반 보관 금지 등의 안전대책을 시행해 왔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없어 국가와 항공사별로 규정이 달랐고, 이로 인해 이용객이 혼란을 겪거나 일관된 안전관리가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5년 4월 ICAO 위험물패널회의, 7월 아·태 항공청장회의, 9월 ICAO 총회 등에서 보조배터리 안전기준 강화를 지속적으로 제안해 왔고, 결국 우리나라 의제가 채택돼 국제기준 개정으로 이어졌다.
이번 국제기준 개정의 핵심은 불필요한 반입을 제한하고 화재 유발 원인을 원천 차단하는 데 있다. 우선 반입 수량이 크게 강화됐다. 기존 국제기준에서는 일반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100Wh(약 27,000mAh) 이하 보조배터리에 대한 반입 수량 제한이 없었으나, 앞으로는 1인당 최대 2개(160Wh/43,000mAh 이하)로 제한된다. 100Wh를 초과하고 160Wh 이하인 보조배터리는 항공사 승인을 받아 기존과 동일하게 최대 2개까지 반입 가능하며, 160Wh를 초과하는 제품은 반입이 불가능하다.
또한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자체를 충전하는 행위는 물론, 보조배터리를 이용해 스마트폰 등 다른 전자기기를 충전하는 행위도 전면 금지된다. 기존에는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사용에 제한이 없었으나, 이제는 기내에서 전자기기와 연결하는 모든 충전 행위가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해외여행 시 일부 국가(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는 이미 더 강화된 기준을 시행하고 있어 국가별로 규정이 다를 수 있으므로 출국 전에 해당 항공사의 반입 기준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국제기준 개정에 맞춰 '항공위험물운송기술기준(국토부 고시)' 개정을 진행 중이며, 현장 혼선을 막기 위해 항공사와 공항공사 등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관련 종사자 교육과 안내문 정비를 마친 후 4월 20일부터 전면 시행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유경수 항공안전정책관은 "최근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국제 공조를 통해 안전규제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국민께서도 안전한 비행을 위해 개정된 보조배터리 사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