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포괄임금제의 오남용을 막고 근로자가 실제 일한 시간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을 2026년 4월부터 시행한다.
이번 지침은 노사정 및 전문가로 구성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의 합의에 따라 마련됐다. 포괄임금은 실제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임금을 사전에 정하고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포괄해 지급하는 방식인데, 이를 악용해 일한 시간만큼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불공정 관행이 지적돼 왔다.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자가 연장·야간·휴일근로를 한 경우 실제 근로시간에 상응하는 수당을 산정해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포괄임금 약정을 이유로 법정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많아 개선이 시급했다. 대법원 판례도 근로자에게 불리한 포괄임금 약정은 무효이며, 약정 임금이 법정수당에 미달하면 그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지침은 사용자가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을 크게 세 가지로 제시했다. 첫째,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에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반드시 구분해 기재해야 한다. 임금대장에는 근로일수, 근로시간수, 기본급, 수당 등을 개인별로 적어야 하며, 임금명세서에도 구성항목별 금액을 구분해 적어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한다.
둘째, 기본급과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않는 정액급제나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포괄해 지급하는 정액수당제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만약 이러한 약정이 있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에 따라 산정한 법정수당보다 약정 금액이 적으면 사용자는 반드시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
셋째,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항목별로 구분해 정액으로 지급하는 약정도 당사자 합의와 근로기준법 위배 여부 등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경우에도 실제 근로시간과 비교해 약정 금액이 법정수당보다 적으면 차액을, 많으면 약정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신고·감독사건 처리와 관련해서는 실근로시간에 따른 보상이라는 원칙에 따라 개별 사건을 처리하도록 했다. 포괄임금 약정이 있더라도 실제 연장·야간·휴일근로시간에 따른 수당이 약정 수당보다 많으면 그 차액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임금체불에 해당한다. 특히 정액급제 형태의 약정은 현행법에 반하므로 소정근로시간을 특정하고 기본급을 산정한 후 법정수당을 따로 산정하도록 시정 조치한다.
사업주가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를 근로기준법에 따라 제대로 작성했는지도 반드시 확인해 조치하도록 했다. 또한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않는 정액수당제 약정도 실제 임금을 각각 구분해 지급하지 않으면 법 위반이므로, 연장·휴일·야간근로시간수에 따른 수당을 항목별로 구분·산정하도록 지도한다.
지침에는 사용자를 위한 가이드도 포함됐다. 기존에 포괄임금을 활용해 온 사업장은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나 재량근로시간제 등 근로시간 계산의 특례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는 출장 등으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 소정근로시간이나 업무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 근로자대표와 합의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재량근로시간제는 업무 수행 방법을 근로자 재량에 맡기는 업무에 대해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로 정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는 제도다.
임금에 연차유급휴가수당이나 퇴직금을 포함해 지급하는 방식도 금지된다. 연차수당을 임금에 포함하면 근로자의 휴식권을 제한할 소지가 있고, 퇴직금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 종료를 요건으로 발생하는 것이므로 근로계약 존속 중에 지급해도 퇴직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근로시간 기록·관리 측면에서 사용자는 모든 근로자의 연장·야간·휴일근로를 포함한 근로시간을 기록·관리해야 한다. 다만 농림·수산업 종사자, 감시·단속적 근로자, 관리·감독 업무 종사자 등 근로시간 적용 제외 대상자는 예외로 할 수 있다. 사용자는 기록된 근로시간을 바탕으로 임금대장을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임금명세서를 작성해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한다.
이번 지침 시행으로 포괄임금 오남용 관행이 개선되고, 근로자가 일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