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미상 '심근병증' 발병 비밀 풀다, 핵심 유전자 및 세포 상호작용 규명(4.9.목)

질병관리청은 4월 9일 원인 불명의 심근병증 발병 원인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연구과 연구팀은 국내 최대 규모의 확산성 심근병증(DCM) 환자 코호트를 분석해 핵심 유전자 'TBX5'의 변이를 신규 병인으로 확인하고, 이로 인한 세포 간 상호작용 장애를 밝혀냈다. 이 연구는 심근병증의 발병 비밀을 푸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심근병증은 심장 근육이 비대해지거나 약해져 심장의 펌프 기능을 떨어뜨리는 질환으로, 특히 확산성 심근병증(DCM)은 전체 심근병증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DCM은 급성 심부전이나 부정맥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기존에는 유전적 요인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 일부 원인이 알려져 있었으나 대부분의 사례가 '원인 미상'으로 분류돼 왔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십만 명이 DCM으로 진단받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연간 1,000명 이상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연구과 박준희 박사 연구팀이 주도했다. 연구팀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20개 대학병원에서 확진된 DCM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전장 유전체 엑솜 서열 분석(Whole Exome Sequencing, WES)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알려진 DCM 관련 유전자가 아닌 'TBX5' 유전자의 희귀 변이를 5명의 환자(전체 1.7%)에서 발견했다. TBX5는 심장 발생과 발달에 핵심적인 전사인자로, 변이가 발생하면 심근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이 저해된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환자 유래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활용한 실험을 통해 TBX5 변이의 병리 기전을 규명했다. TBX5 변이 보유 세포에서 심근세포와 심내막섬유아세포(心內膜纖維아細胞, cardiac fibroblast) 간의 상호작용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정상 세포에서는 이 두 세포가 상호 신호를 주고받아 심장 구조를 유지하지만, TBX5 변이 시 상호작용이 약화돼 심근 섬유화와 수축력 저하가 발생한다. 이는 DCM 발병의 새로운 세포 수준 메커니즘으로, 기존 연구에서 간과됐던 부분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4월 9일자로 게재됐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발견으로 DCM의 유전적 진단 기준이 확대되고, 표적 치료제 개발의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TBX5 변이는 가족성 DCM의 원인으로 의심되는 사례에서 조기 검사를 통해 예방적 관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심근병증 환자들은 증상 발현 초기에는 호흡곤란, 피로, 부종 등을 보이지만, 진행되면 심부전으로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DCM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약 50%에 불과하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치명적 질환의 원인을 밝힌 최초의 대규모 국내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은 "TBX5 변이 보유 환자에서 심초음파와 유전자 검사를 병행한 정밀 진단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DCM 국가 코호트 연구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TBX5 타겟 항산화제나 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후속 연구도 추진된다. 또한 일반인 대상 심근병증 조기 발견 캠페인을 강화해 유전성 심장질환의 사회적 인식을 높일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TBX5의 역할 규명은 심근병증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며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대병원 심장내과 김 교수(가명)는 "세포 상호작용 장애를 밝힌 점이 획기적이며, 임상 적용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번 발표로 원인 미상 심근병증 환자들의 치료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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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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