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반도체 공정에서 나오는 폐아이씨 트레이(IC-Tray)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폐석재가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아 폐기물 규제에서 벗어나게 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4월 7일부터 27일까지 '순환자원 지정 등에 관한 고시' 등 3건의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3일 밝혔다.
순환자원이란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에 따라 폐기물 중에서도 사람의 건강과 환경에 해롭지 않고, 경제성이 있어 유상 거래가 가능하며, 방치될 우려가 없는 물질이나 물건을 말한다. 순환자원으로 지정·고시되면 별도의 신청 없이도 정해진 용도와 방법, 기준을 지키는 조건으로 폐기물 관련 규제를 면제받을 수 있다. 현재는 폐지, 고철, 폐금속캔, 알루미늄, 구리, 전기차 폐배터리, 폐유리, 폐식용유, 커피찌꺼기, 왕겨 및 쌀겨 등 10개 품목이 순환자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에 새로 추가되는 '폐아이씨 트레이'는 반도체 포장·검사 공정에서 집적회로(IC칩)를 얹어 보호하고 운반하는 운반체다. 반도체 주요 생산국인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며, 여러 번 반복 사용하다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폐기물로 배출된다. 배출된 폐아이씨 트레이는 파쇄·분쇄 과정을 거쳐 다시 아이씨 트레이 제조에 활용되는데, 유해성이 없고 재활용 수요가 높아 이미 유상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은 폐기물 규제를 면제받기 위해 배출자별로 일일이 순환자원 인정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번 지정으로 앞으로는 별도 인정 절차 없이 합성수지 제품으로 제조할 경우 폐기물 규제를 면제받을 수 있게 된다.
함께 순환자원으로 지정되는 '폐석재'는 암석을 채석·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깨진 석재나 자투리돌로, 천연석재와 성분이 같다. 토사와 섞이지 않은 상태로 배출되며 양질의 골재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지정을 통해 폐석재를 골재나 콘크리트 등 비금속광물제품으로 제조할 경우 폐기물 규제를 면제받게 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와 함께 국내 반도체 산업의 수급 안정과 자원순환 촉진을 위해 폐아이씨 트레이의 수입 규제도 완화한다. 그동안 폐합성고분자화합물류, 석탄재, 폐섬유, 폐타이어 등 4종의 폐기물은 국내 발생 폐기물의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수입이 제한돼 왔다. 이번 고시 개정으로 순환자원으로 지정된 품목은 수입 제한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폐아이씨 트레이는 순환자원 지정 시점부터 수입이 가능해진다.
또한 폐아이씨 트레이 수입자의 자격 요건도 완화된다. 기존에는 폐기물 수입업자를 폐기물처리업자 등으로 한정하고 폐지에 대해서만 제조업자를 허용했지만, 앞으로는 아이씨 트레이 제조업자도 별도의 재활용업 허가 없이 순환자원 용도로 폐아이씨 트레이를 직접 수입할 수 있게 된다.
김고응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이번 순환자원 추가 지정과 수입 규제 완화를 통해 반도체 업계의 부담이 줄어들고 폐석재의 순환이용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산업계와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현장 중심의 제도개선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시 개정안의 세부 내용은 국민참여입법센터와 기후에너지환경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