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오는 4월 6일(동부표준시 기준)부터 철강·알루미늄·구리 파생상품에 대한 232조 관세 부과 제도를 개편합니다. 이번 개편으로 과세 기준이 기존 제품 내 철강 등의 함량 가치에서 통관 가격으로 변경되면서,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행정 부담이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과거에는 같은 품목이라도 기업마다 함량 계산 방식이 달라 관세가 제각각이었지만, 이번에 통관 가격(full customs value)의 50%, 25%, 15% 정률 관세로 일원화되면서 기업들이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철강·알루미늄 232조 관세가 부과되는 품목 수도 기존보다 약 17%(약 23억 달러 규모) 감소해 우리나라의 관세 부담이 전반적으로 낮아질 전망입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혜택도 주목할 만합니다. 232조 관세는 세계무역기구(WTO) 최혜국대우(MFN) 관세나 FTA 특혜관세에 추가로 부과되는 성격인데, 한미 FTA 기준을 충족할 경우 한국산 제품은 FTA를 체결하지 않은 경쟁국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철강·알루미늄·구리 파생상품에 적용되는 한미 FTA 세율은 0%여서, 경쟁국 대비 관세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분석됩니다.
품목별 영향은 상이하게 나타날 전망입니다. 우선 화장품, 식품 등은 파생상품 대상에서 제외돼 글로벌 관세 10%만 적용되므로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또한 관세 부과 대상이라도 철강·알루미늄·구리 중량이 전체 제품의 15% 미만이면 232조 관세가 면제됩니다.
주력 수출품목인 초고압 변압기와 일부 공작기계는 2027년 12월 31일까지 25%에서 15%로 인하된 관세가 적용돼, 이 기간 동안 관세 부담이 이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 부품은 이미 자동차 232조 관세(15%)를 적용받고 있어 이번 개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일부 철강·알루미늄 함량이 높은 품목은 기존에 30% 이상의 관세를 부담했지만, 이제 25% 단일 세율로 낮아져 유리해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반면 일부 기계와 가전 제품은 이번 개편으로 관세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철강, 알루미늄, 구리 등 원자재 자체는 기존 대비 관세율 변동이 없어 영향이 제한적입니다.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주력 품목인 세탁기는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 이번 제도 변경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권혜진 통상교섭실장은 "이번 제도 개편으로 불리해진 품목이 일부 있지만, 유리해진 품목도 있어 영향을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관세 외에도 행정 부담 완화와 불확실성 해소 같은 긍정적 요인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정부는 업종별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미국 측과의 협의를 통해 우리 기업의 부담 완화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