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사업자등록 한 번만 하면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이 자동으로 처리된다. 근로복지공단이 지난해부터 시행한 '신고의제' 제도가 확대된 덕분이다. 사업주가 국세청에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는 날, 고용·산재보험 성립신고를 한 것으로 간주하는 방식이다.
지난 1년간 이 제도를 통해 새로 가입된 사업장은 전체 신규 가입의 53%인 15만 6000건에 달한다. 사업주가 별도로 신고하지 않아도 보험 가입이 이뤄지면서 행정 부담이 크게 줄었다. 특히 행정 인력이 부족한 영세사업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체감도가 높은 개선 사례라는 평가다.
실제 사례를 보면 건설업을 주로 하면서 임업을 병행하던 사업주 A씨는 고용·산재보험 성립신고 기한을 놓쳐 과태료가 걱정이었다. 보험사무 전담 인력이 없어 현장 직원이 업무를 겸하다 보니 신고가 지연된 것이다. 그러나 2025년부터 신고의제 제도가 확대 시행되면서 별도의 신고 없이도 기한 내 신고로 인정돼 과태료 부담을 덜 수 있었다. A씨는 "보험사무 전담 인력이 없는 영세사업장에 큰 도움이 되는 제도"라고 전했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경영컨설팅을 운영하던 사업주 C씨는 근로자를 고용했지만 고용·산재보험 성립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보험자격 취득 신고서만 제출했다. 기존에는 공단이 별도로 성립신고서 제출을 요청해야 했고, 신고가 지연되면 근로자의 자격취득 처리도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고의제 제도 덕분에 공단이 사업장 확인 후 바로 성립 처리를 하고 피보험 자격 취득도 신속히 처리할 수 있었다. C씨는 "신고 절차가 간소화되고 근로자 자격취득도 빨라져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업주는 원래 근로자를 고용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고용·산재보험 성립신고를 해야 한다. 그러나 영세·중소사업장을 중심으로 신고 의무를 인지하지 못해 신고가 지연되거나 누락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로 인해 과태료 부담이 생기고, 미신고 기간 중 산재가 발생하면 신속한 보상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보험급여의 일부를 사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공단은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자등록 정보와 연계한 신고의제 제도를 확대했다. 이는 단순한 절차 간소화를 넘어 사후 신고 중심 행정에서 사전 예방형 행정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공단은 성립신고뿐 아니라 사업주가 국세청에 사업자등록 폐업 또는 변경 신고를 한 경우도 고용·산재보험 소멸 또는 변경 신고를 한 것으로 간주하도록 개선했다. 이를 통해 사업주의 행정 부담을 추가로 줄이고 보험 관리의 정확성과 효율성도 높였다.
근로복지공단 박종길 이사장은 "행정기관 간 정보 연계를 통해 사업주의 신고 부담과 사각지대를 동시에 해소하는 선제적 행정서비스 개선이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