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세금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면, 이 책 한 권이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지난 4월 1일, 농업인이 경영 과정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세금 문제를 알기 쉽게 정리한 '2026 농업인을 위한 한손에 잡히는 세금이야기'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올해로 11번째 판을 맞은 이 책자에는 농업 분야 세금 제도뿐만 아니라 경영 위기 시 활용할 수 있는 고용보험까지 폭넓은 정보가 담겼다.
책자는 우선 농산물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에 걸친 복잡한 세금 제도를 그림과 예시를 곁들여 설명한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농어가목돈마련저축 이자소득은 비과세되며, 농업인이 농업법인에 농지를 현물로 출자할 때는 양도소득세가 면제된다. 실제 영농에 쓰이는 농지에는 일반토지(0.2% 이상 누진세율)보다 훨씬 낮은 0.07%의 재산세율이 적용된다. 또 농업을 가업으로 이어가는 농업인에게는 30억원 한도로 상속세가 공제되고, 자경 농민이 직접 사용하는 농지·축사·온실 등을 취득할 때는 취득세의 50%를 깎아준다.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농산물을 판매하려고 사업자등록을 하는 농업인이 크게 늘고 있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2022년 7만명이었던 농업 분야 사업자등록자는 2023년 7만6000명, 2024년에는 8만3000명으로 증가세다. 하지만 많은 농업인이 통신판매업으로만 등록해 정작 농산물 판매 수입에 대한 비과세 혜택(10억원 이하까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책자는 사업자등록을 할 때 반드시 작물재배업과 통신판매업을 모두 등록하라고 안내한다. 이미 통신판매업만 등록했다 하더라도 작물재배업을 추가 등록하면 불필요한 세금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농업용 파이프, 포장상자, 과일봉지 등 69종의 농기자재에 대한 부가가치세 환급 제도도 상세히 소개한다. 환급을 받으려면 해당 농기자재를 구매할 때 반드시 세금계산서를 받아야 신청할 수 있다. 농업인이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더라도 판매자에게 꼭 세금계산서 발급을 요청해 부가세 환급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7월부터 사업자등록을 한 농업인뿐만 아니라 농업경영체에 등록한 농업인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가입 요건이나 구직급여 지급 조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실제 가입자 수는 매우 낮은 상황이다. 이 책자는 본인에게 맞는 보험료를 선택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지방정부로부터 보험료 일부를 지원받아 자영업자 고용보험에 가입하면, 경영 위기 시 구직급여와 재취업 교육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용보험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고용노동부나 근로복지공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농식품부 윤원습 농업정책관은 "이번 책자에는 농업인이 꼭 알아야 할 세금 이야기와 함께 주요 세무 이슈와 대응 방법, 자영업자로서 가입할 수 있는 고용보험까지 담았다"며 "농업인의 안정적인 농업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책자에 포함된 주요 세금 감면 제도를 항목별로 살펴보면, 우선 소득세 분야에서는 농가부업소득(축산 등), 전통주 제조소득, 전답·임대소득, 작물재배업 소득이 비과세된다. 곡물 및 기타 식량작물 재배업은 사업소득에서 아예 제외된다. 영농조합법인 조합원의 배당소득과 농업회사법인 출자자의 배당소득도 비과세다. 농공단지 입주기업은 소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으며, 농어가목돈마련저축 이자소득은 2028년까지 비과세가 유지된다.
양도소득세 분야에서는 농업법인에 농지와 초지를 현물출자할 때 면제 혜택이 주어지며, 8년 이상(경영이양직불 대상 농지는 3년 이상) 자경한 농지를 양도할 때도 양도소득세가 면제된다. 축사용지도 8년 이상 사용 후 양도하면 2028년까지 면세다. 농지 대토 시에도 양도소득세를 감면받는다.
법인세 부문에서는 작물재배업·축산업·제조업 등을 하는 중소기업과 농공단지 입주기업, 영농조합법인, 농업회사법인이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는다. 농협중앙회의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은 손금산입 특례가 계속 적용된다.
상속·증여세 측면에서는 영농상속공제가 30억원 한도로 적용된다. 농업인이 영농자녀에게 농지 등을 증여할 때는 증여세가 2028년까지 면제된다. 인지세는 농어업인의 융자·예금과 농어촌정비사업 관련 재산권 이전 등에서 면제된다.
부가가치세는 농수산물·미가공 식료품이 면세이며,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가 계속된다. 농어업용 기자재는 부가가치세 영세율이 2028년까지 적용되고, 사후환급도 가능하다. 농업법인의 농업경영 및 농작업 대행용역, 정부업무대행단체(농협, 조합공동사업법인, 유통공사, 한국농어촌공사)의 고유목적 사업도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농업인이 직접 수입하는 농업용·축산업용 기자재도 2028년까지 면세며, 농업용 석유류에 붙는 각종 세금(부가세, 개별소비세,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자동차세)도 면제된다.
농어촌특별세는 농업인의 농지 등에 대한 국세·지방세 면제 시 비과세되며, 농협과 농업법인에 대한 국세·지방세 면제 시에도 면제된다. 주세는 전통주에 대해 저율과세가 유지된다.
지방세(재산세)는 영농조합법인과 농업회사법인의 유통·가공용 부동산에 대해 50%가 경감된다. 농어촌공사가 정부 대행 사업으로 취득·소유하는 농지 등은 재산세가 감면되며, 농협중앙회의 농어민교육시설용 및 농협경제지주의 구매·판매 사업용 부동산은 재산세 25%를 경감받는다. 농협 조합의 고유업무용 부동산과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유통·교육훈련시설, 지방공사(농수산물공사)의 고유목적 부동산은 재산세가 면제되거나 50% 경감된다.
취득세는 자경농민이 농지나 고정식 온실 등 농업시설을 취득할 때 50%가 경감된다. 귀농인이 취득하는 농지도 50% 경감이며, 농업용 농기계류·관정시설은 취득세가 면제된다. 농지(임야) 확대개발을 위한 취득도 면세 대상이다. 영농조합법인과 농업회사법인이 설립등기일로부터 2년 이내(청년농업법인은 4년)에 영농에 사용하는 부동산은 취득세 75% 감면 혜택을 받는다.
등록면허세는 농협조합 및 중앙회의 융자 담보물 등기 등에서 50% 감면되며, 조합 합병 시 재산권 이전등기에서도 50% 경감된다. 주민세(재산분·종업원분)는 영농이나 가축사육 등에 직접 사용하는 사업소에 대해 면제된다.
이번 책자는 농업인들이 자주 놓치기 쉬운 세금 혜택과 제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