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기관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육아휴직 장려금 지급을 중단한 사안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신뢰보호 원칙'을 들어 해당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정일연)는 최근 A시에 대해, 이미 장려금 지급 대상자로 선정되고 잔여액까지 안내받은 민원인 ㄱ씨에게 남은 금액을 지원할 방안을 마련하도록 의견표명했습니다.
민원에 따르면, ㄱ씨는 지난해 12월 A시에 남성 육아휴직 장려금을 신청했습니다. A시는 같은 달 24일 ㄱ씨에게 장려금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문자를 보내면서, 이번에 지급할 금액은 3개월분 90만 원이고, 남은 2개월분 60만 원은 추후 지급하겠다고 안내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1월, A시는 ㄱ씨에게 2026년도 관련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잔여분 60만 원을 지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국민권익위 조사 결과, A시는 2025년 도비 보조사업으로 남성 육아휴직 장려 지원 사업을 진행했으며, ㄱ씨는 이 사업의 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3개월분 장려금을 이미 받았습니다. 하지만 도(道) 차원에서 2026년 관련 사업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서, A시는 잔여분 지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국민권익위는 여러 이유를 들어 A시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봤습니다. 우선 A시가 ㄱ씨에게 잔여 지급액이 60만 원임을 구체적으로 안내했기 때문에, ㄱ씨가 남은 금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은 것은 당연하며, 이러한 신뢰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A시가 올해 자체 예산을 확보해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 지급 계획을 세우고 추진 중인 점도 고려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잔여분을 지원하는 것이 남성 근로자의 육아휴직을 장려하려는 국가 및 지방정부의 정책 방향에 어긋나거나 과도한 지원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이유로 제시됐습니다.
국민권익위 허재우 고충처리국장은 “이번 민원은 행정기관이 민원 신청인에게 육아휴직 장려금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음을 통보하면서 장려금 잔여액까지 안내했으므로, 이에 대한 신뢰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국민권익위는 항상 국민의 눈높이에서 고충민원 처리와 제도개선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결정은 행정기관의 예산 부족이라는 사정보다 국민의 정당한 기대와 신뢰를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사례로, 앞으로 유사한 사례에서도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