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라면이나 세제를 살 때 같은 용량이라면 어느 제품이 더 저렴한지 한눈에 알 수 있게 된다. 정부가 그동안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만 적용하던 단위가격표시제를 대규모 온라인쇼핑몰로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2일 오는 4월 7일부터 연간 거래액 10조 원 이상인 대규모 온라인쇼핑몰을 대상으로 생활필수품 114개 품목에 대해 단위가격표시제를 의무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기준으로 쿠팡과 네이버플러스스토어가 이에 해당한다.
단위가격표시제는 상품의 가격을 일정한 단위(100g, 100ml, 10매, 10m 등)로 환산해 표시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90g짜리 과자가 1200원이면 '100g당 1333원'이라고 적고, 30g짜리 4개 묶음이 2400원이면 '100g당 2000원'이라고 표시한다. 소비자는 단위가격만 보면 어떤 상품이 더 경제적인지 쉽게 비교할 수 있다.
의무 표시 대상 품목은 소비자원, 소비자단체, 업계 의견을 수렴해 선정한 생활필수품 114종이다. 구체적으로는 가공식품 76개, 일용잡화 35개, 신선식품 3개 품목이다. 가공식품에는 라면, 즉석밥, 김치, 통조림, 과자, 빵, 음료, 조미료 등 일상에서 자주 사는 식품이 대부분 포함됐다. 일용잡화에는 화장지, 기저귀, 세제, 샴푸, 치약, 건전지, 마스크 등이 포함됐으며, 신선식품으로는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이 중량 단위로 표시된다.
그동안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제품별로 용량과 가격이 제각각이라 소비자가 가격을 비교하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 1리터짜리 세제와 1.5리터짜리 세제 가격을 나란히 놓고 봐도 단순히 총 가격만으로는 어느 것이 더 싼지 판단하기 까다로웠다. 이번 제도 시행으로 소비자는 단위가격만 확인하면 되므로 합리적인 선택이 한결 쉬워질 전망이다.
산업부는 제도 시행 초기 혼란을 막기 위해 6개월의 시범 운영 및 계도기간을 두기로 했다. 대규모 온라인쇼핑몰에 입점한 많은 판매자가 각기 다른 상품 체계를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원활한 제도 정착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온라인 단위가격 표시에 관한 지침'도 별도로 배포했다.
온라인쇼핑 업계도 이번 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확한 가격 비교 환경이 마련되면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자율점검을 통해 단위가격표시제를 자발적으로 준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제도가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가격 투명성을 높여 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도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