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은 2026년 4월 2일, 희귀 식물인 동백나무겨우살이(Cassytha filiformis)의 기주식물이 기존 알려진 것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동백나무 외에도 사스레피나무와 우묵사스레피나무 등에서도 동백나무겨우살이가 정착한 것이 확인되며, 이 식물의 서식 확장 가능성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동백나무겨우살이는 기생 식물의 일종으로, 다른 식물에 기대어 살아가는 특성을 지닌다. 과거에는 주로 동백나무에 기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조사에서 전남 외곽 섬과 남해안 지역의 다양한 수종에서도 기생체가 발견됐다. 특히 사스레피나무와 우묵사스레피나무에서의 기생은 국내 최초 사례로, 기주식물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생태학적 의미가 크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전국 12개 자생지와 잠재 서식지를 대상으로 3년간 현지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동백나무겨우살이가 기존의 동백나무 외에도 총 6종의 나무에 기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으며, 이 중 사스레피나무와 우묵사스레피나무는 새로운 기주식물로 분류됐다. 이는 기주식물의 수가 과거 3종에서 6종으로 두 배 증가한 셈이다.
연구진은 기후 변화로 인해 동백나무의 분포가 점차 남하하고 있는 가운데, 동백나무겨우살이가 생존을 위해 다른 수종으로 기주를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동백나무가 자생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사스레피나무 등이 널리 분포하고 있어, 동백나무겨우살이가 이들 나무를 통해 새로운 서식지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립산림과학원은 동백나무겨우살이의 잠재 서식지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도를 제작했다. 이 지도에 따르면 전남 외곽 섬과 제주도 일부 지역, 남해안 해안가 일대가 향후 동백나무겨우살이의 주요 서식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기후 변화에 따른 식물 분포 변화를 사전에 예측하고 보전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전망이다.
동백나무겨우살이는 현재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에 해당하는 희귀 식물이다. 기생 식물로서의 특성상 독립 생존이 어렵고, 기주식물의 존재 여부에 따라 생존이 결정되기 때문에 서식지 보전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의 생태적 한계를 넘어서는 적응 양상을 보여주며, 보다 유연한 보존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동백나무겨우살이가 새로운 기주식물에 적응하고 있다는 사실은 생물 다양성의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앞으로도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희귀 식물의 생태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향후 기주식물 간 기생 성공률, 생장 속도, 번식 능력 등을 비교 분석해 동백나무겨우살이의 생태적 적응 메커니즘을 더욱 깊이 있게 밝혀낼 계획이다. 아울러 지역 지자체와 협력해 잠재 서식지 내 보전 구역을 지정하고, 외래 식물 침입이나 인간 활동으로 인한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관리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생물 자원의 보존과 기후 변화 대응 전략 수립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향후 유사한 기생 식물의 생태 연구에도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고, 학계 및 보전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동백나무겨우살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연구 결과는 국립산림과학원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