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장관 한성숙)가 4월 1일부터 플라스틱용기 납품거래에 대해 납품대금 연동제 직권조사에 들어갔다. 이번 조사는 최근 국제유가와 합성수지원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원가 상승분이 납품대금에 정당하게 반영되고 있는지, 중소 수탁기업이 이를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환경인지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와 에틸렌의 3월 20일 기준 톤당 가격은 각각 1,171달러, 1,425달러로, 전월 말 대비 각각 83.0%, 109.6% 급등했다. 플라스틱용기 제조원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합성수지원료 가격이 30% 인상되면서 영세 중소 제조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한계치를 넘어선 상황이다.
조사 대상은 플라스틱용기 납품 수요가 많은 핵심 업종으로, 식료품 제조업(즉석밥, 식용유 등), 음료 제조업(탄산음료, 생수 등), 커피 프랜차이즈(커피 및 식음료 등) 등 3개 업종의 매출액 상위 각 5개사, 총 15개 위탁기업이다. 조사 기간은 2025년 1월 1일부터 2026년 3월 31일까지의 수·위탁거래 내역을 대상으로 한다.
주요 점검 내용은 ▲납품대금 연동제 체결 및 이행 여부, ▲부당한 납품대금 결정, ▲납품대금 미지급, ▲납품대금 미연동약정 강요 등 탈법행위, ▲납품대금 조정협의제도 미준수 등이다. 특히 쪼개기 계약, 미연동 합의 강요·유도 등 불공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상생협력법에 따라 개선요구, 시정명령, 벌점부과 등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이번 직권조사는 대기업에 비해 가격 협상력이 낮은 수탁기업들이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으면서 공장 가동 중단 등 제조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선제적 조치다. 플라스틱용기 납품거래는 복수공급망, 과잉공급 구조, 제품 차별화 부족 등으로 연동제 취약업종에 해당해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조사는 거래내역, 약정서 등 사전 서면조사를 먼저 실시한 후 현장조사 대상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업 규모에 따라 조별 3~5명으로 조사반을 편성해 4월 서면조사, 5월부터 7월까지 현장조사, 9월 중 조사 결과 보고 및 처분이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중기부는 2024년 골판지 상자 납품거래에 대해 연동제 첫 직권조사를 실시해 3개사를 행정처분한 바 있다. 이은청 상생협력정책국장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부담을 영세한 중소 수탁기업이 일방적으로 떠안는 것은 공정한 시장경제에 어긋난다”며 “납품대금 연동제를 통해 대·중소기업 간 정당하게 제값받는 공정한 거래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원재료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경우 피해가 예상되는 업종에 대해 추가 직권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