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기술로 꿈을 이룬 이주배경 청년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필리핀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14살에 한국에 온 박종배(28) 씨는 한국폴리텍대학의 체계적인 직업교육을 통해 종합 엔지니어링 기업인 ㈜세진전기연구소에 전기 엔지니어로 취업하는 데 성공했다.
박 씨는 중학교 졸업 후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한국어 능력 부족으로 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다문화가정 대안학교인 한국폴리텍다솜고등학교로 진학해 맞춤형 교육을 받으며 한국어 능력을 키우고 기술 분야에 흥미를 발견했다. 그러나 졸업 후에도 삼성전자서비스 계약직,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주방 업무 등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안정적인 진로를 찾지 못하고 방황했다.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전문적인 일'을 갈망한 박 씨는 한국폴리텍대학의 ‘이주배경 구직자 직업교육과정(전기 3D모델링 직종)’에 지원했다. 4개월(600시간)의 집중 교육을 통해 3D 모델링 기반의 전기 설계 역량을 키운 그는 “해당 교육과정을 거치며 체득한 한국어와 전기 기술이 나만의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며 “명확한 목표 아래 기술과 언어 능력을 함께 갖추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같은 이주 배경을 가진 청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2024년부터 다문화가정 자녀, 북한이탈주민, 난민, 재외동포(F-4) 등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이주배경 구직자 직업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은 한국어·한국문화 기초교육과 현장 실무 중심의 전공 기술을 결합해 약 600시간(전공 350시간, 비전공 250시간)의 집중 패키지로 진행된다. 특히 올해는 AI 교과와 산업안전 과목을 필수로 편성해 교육의 질을 한층 높였다.
2024년 112명, 2025년 206명이 교육을 수료했으며, 2026년에는 200명 이상을 양성할 계획이다. 주요 과정으로는 성남캠퍼스의 전기(전기3D-Modeling), 인천캠퍼스의 방송미디어(영상콘텐츠제작), 충남캠퍼스의 에너지설비(설비CAD실무), 전남캠퍼스의 미래전기자동차(모빌리티장비운용), 동부산캠퍼스의 AI전기(전기실무 및 전기실무기초) 등이 있으며 추가로 80명 이상을 더 모집할 예정이다.
이철수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급변하는 인구 구조 속에서 이주배경 구직자들은 대한민국 산업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소중한 인적 자원”이라며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누구나 첨단 기술 역량을 갖춘 핵심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한 직업교육 사다리를 놓겠다”고 밝혔다. 자세한 교육 일정 및 캠퍼스별 모집 현황은 한국폴리텍대학 누리집(kopo.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