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지방의 상권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한성숙)는 3월 31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모두의 지역상권 추진전략'을 보고하고, 올해 주요 상권사업 3개(총 375억원)를 공고했다. 이번 대책은 지역상권의 쇠퇴를 막고 전국으로 활력을 확산시키기 위한 것이다.
중기부가 전국 기초단위구(도로·하천 등 지형지물을 기준으로 나눈 지도상 최소 구역)의 매출액, 유동인구, 점포 수 등을 분석한 결과, 전국 1,227개 상권 중 수도권에 있는 경우가 528개(43.0%)였고, 그중 서울이 176개(14.3%)를 차지했다. 특히 상위 10%에 해당하는 핵심 상권 123개로 좁히면 수도권 비중이 79개(64.2%)로 치솟았고, 서울만 43개(35.0%)에 달했다.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에서도 격차는 뚜렷했다. 일반 상권 기준 지방은 2,883만원인 반면 수도권은 5,871만원으로 약 2배 높았다. 서울(1억 373만원)과 서울 외 지역(3,130만원)을 비교하면 격차가 약 3배까지 벌어졌다. 핵심 상권으로 한정하면 지방 4,376만원, 수도권 1억 6,427만원으로 약 4배 차이가 났고, 서울(2억 5,062만원)과 서울 외 지역(5,157만원)은 무려 5배 차이를 보였다. 이는 소비가 서울에 극단적으로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상권당 점포 수는 지방 525개, 수도권 706개, 서울 862개 순으로 밀집도가 높았다. 일평균 유동인구(15분 이상 체류자 기준)도 지방 2.9만명, 수도권 3.9만명, 서울 4.5만명으로 서울이 가장 많았다. 다만 유동인구 차이보다 매출액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나, 단순 방문이 아닌 실제 소비가 서울에 몰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핵심 상권에는 주변 점포 매출까지 끌어올리는 '핵점포'가 존재해, 지역의 로컬 기업이 핵점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중기부는 지역자원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망 상권을 발굴해 국내외 방문객이 지방에서도 쇼핑·체험·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상권 유형별 맞춤 지원을 추진한다. 세 가지 유형은 글로컬상권(6곳), 로컬테마상권(10곳), 유망골목상권(50곳)이다.
첫째, 글로컬상권은 외국인이 서울 일변도에서 벗어나 전국을 관광할 수 있도록 서울 외 지역을 대상으로 6곳을 선정한다. 지역의 K-컬처 콘텐츠 개발, 외국인 전용 가이드, 면세거리 조성 등 외국인 친화적인 상권을 조성하며, 상권당 2년간 최대 50억원(국비·지방비 5대5, 재정자주도 50% 미만 기초지방정부는 6대4)을 지원한다.
둘째, 로컬테마상권은 서울 외 지역에서 10곳을 선정해 지역 고유의 테마를 담은 특화상품, 스토리텔링, 관광자원 연계 프로그램 등을 개발한다. 상권당 2년간 최대 40억원(국비·지방비 5대5, 재정자주도 50% 미만은 6대4) 규모로 지원한다.
셋째, 유망골목상권은 로컬창업기업 집적지나 골목형 상점가를 대상으로 50곳을 선정한다. 로컬 창업, 마케팅·브랜딩, 인프라 등을 1년간 최대 5억원(국비·지방비 5대5, 재정자주도 50% 미만은 6대4) 지원해 자생력과 경쟁력을 높인다.
신청 자격은 지방정부가 상인회 등 상인조직, 상권기획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 글로컬상권은 광역지방정부별 2곳 이내, 로컬테마상권은 기초지방정부별 2곳 이내, 유망골목상권은 기초지방정부별 3곳 이내로 제한된다. 기존 사업 지원 중이거나 예정인 곳은 신청할 수 없다.
각 사업 간 연계도 강화한다. 글로컬상권, 로컬테마상권, 백년시장 등 개별 상권 단위 지원에서 벗어나 상권 간 투어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부의 'K-관광마켓',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농림축산식품부의 'K-미식벨트' 등 부처 간 협업체계를 구축해 상권 활성화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지역공동체 중심의 상권협력 지원도 강화된다. 상인·주민·로컬 창업기업·지방정부 등이 자율성과 창의성을 발휘해 상권 활성화 협력모델을 정착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평가체계를 개편해 전문가 중심에서 벗어나 수요자 시각을 반영한다. 주부, 학생, 외국인 등으로 구성된 국민평가단이 직접 상권을 평가해 선정할 예정이다.
중기부 이병권 제2차관은 "수도권 중심의 상권 발달로 소비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지방상권 쇠퇴가 심화되고 있다"며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지역 활력상권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자세한 공모 계획과 제출 양식은 중기부 누리집(www.mss.go.kr)과 소상공인24(www.sbiz24.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