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2026년 3월 30일 의료기기정책과를 통해 의료기기의 실사용증거(Real World Evidence, RWE)를 임상자료로 인정하는 범위를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RWE란 실제 의료 현장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증거로, 기존의 임상시험처럼 통제된 환경이 아닌 일상적인 사용 상황에서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는 자료를 말한다.
이번 확대 추진은 의료기기 산업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허가 심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조치다. 식약처는 현재 제한적으로 인정되던 RWE의 적용 범위를 넓혀 고위험군 의료기기나 고난도 기술 의료기기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제조업체들은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면서도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제출할 수 있게 된다.
RWE의 확대 인정은 글로벌 트렌드와도 맞물린다. 미국 FDA나 유럽 EMA 등 주요 규제기관에서도 RWE 활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으며, 한국도 이를 따라잡기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섰다. 식약처 관계자는 "실제 사용 데이터를 활용하면 임상시험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으며, 환자 중심의 의료기기 개발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확대 내용으로는 기존에 주로 저위험 의료기기에 한정됐던 RWE 인정 기준을 완화한다. 예를 들어, 심혈관 기기나 인공지능 기반 진단 기기 등에서 실제 병원 데이터나 레지스트리(등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증거를 더 폭넓게 수용할 예정이다. 다만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품질 관리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강화한다.
이 정책 추진 배경에는 의료기기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고령화 사회의 수요 증가가 있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지만, 임상시험 비용 부담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RWE 확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K-메디컬 디바이스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는 이번 방안을 위해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과 공개 토론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관련 법령 개정과 지침 마련을 병행해 2026년 하반기부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RWE 활용이 확대되면 환자 데이터 보호와 연계된 프라이버시 이슈가 부각될 수 있으니, 이를 대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조치는 의료기기뿐 아니라 제약 분야로도 파급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실제 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증거가 표준화되면, 의료 현장의 빅데이터 활용이 활성화되고, 맞춤형 의료 발전에 탄력이 붙을 것이다. 국민 입장에서는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료기기를 빠르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식약처는 보도자료를 통해 "의료기기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하며, 산업계와의 협력을 당부했다. 향후 세부 실행 계획은 공식 홈페이지와 정책브리핑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처럼 RWE 확대는 한국 의료기기 산업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 작성 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 보도자료 기반, 2026.3.30 기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