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2026년 3월 27일,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해외 사업장에서의 인권 침해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 ‘해외 사업장 인권 점검표’를 마련해 배포했다. 이번 조치는 기업의 인권 존중 의무가 강조되고 있는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도 지속 가능한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제조업, 건설, 자원 개발, 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해외 현지에서의 인권 침해 논란, 예를 들어 강제 노동, 아동 노동, 환경 파괴, 원주민 권리 침해 등의 사례가 국제적으로 지속 제기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기업의 공급망 인권 실사 의무를 법제화하는 추세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인권 리스크 관리가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법무부는 기업들이 해외 사업을 추진하거나 운영하는 과정에서 인권 침해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해외 사업장 인권 점검표’를 개발했다. 이 점검표는 ▲사업장 설립 전 인권 평가 ▲고용 및 노동 조건 ▲현지 주민과의 관계 ▲환경 보호 ▲공급망 관리 등 5개 분야에 걸쳐 총 30여 개의 구체적인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현지 법과 국제 인권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가’, ‘근로자의 자발적인 고용이 보장되는가’, ‘임금이 현지 최저임금 이상이며 정기적으로 지급되는가’, ‘원주민의 사전 동의를 얻었는가’, ‘하청업체나 협력사에도 인권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가’ 등의 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기업은 이 점검표를 활용해 정기적으로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문제 발견 시 신속히 개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번 점검표가 단순한 서류가 아니라, 기업 경영 전반에 인권 존중 문화를 정착시키는 실질적인 도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도 기업들이 점검표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법무부 홈페이지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필요 시 컨설팅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중소기업을 대상으로는 설명회와 워크숍을 별도로 마련해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기업의 인권 존중 의무가 단순한 윤리적 차원을 넘어 법적 책임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2023년 유엔이 채택한 ‘비즈니스와 인권에 관한 법적 구속력 있는 조약(Binding Treaty)’ 협상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한국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5년부터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인권 실사 보고서 제출이 의무화될 예정인 만큼, 기업들은 조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법무부 인권국 관계자는 “해외 사업장에서의 인권 침해는 기업의 신뢰도 하락과 함께 막대한 법적·재정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 점검표는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중받는 기업 시민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점검표 사용 사례를 분석해 개선을 반영하고, 산업별·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세부 가이드라인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해외 진출 기업에 대한 인권 지원 체계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 점검표는 법무부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으며, 관련 문의는 법무부 인권정책과로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