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업계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가속화되며, 기술 기반의 운영 혁신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생성형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첨단 기술이 단순한 서비스 개선을 넘어 보험사의 위험 평가, 보험료 산정, 보상 처리에까지 깊숙이 관여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 보험사는 상품 수나 판매 채널의 규모보다, 데이터 기반 리스크 분석의 정밀성과 보험금 처리의 신속성이 경쟁력의 결정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주요 보험사들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건강검진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보장 진단 서비스를 고도화 중이며, DB손해보험은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도입해 보험금 지급 과정의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ABL생명은 AI 기반 심사 시스템으로 보험사기 탐지 정확도를 높였고, 미래에셋생명은 얼굴인식 기술을 접목한 비대면 인증 체계를 강화하며 보안성을 제고했다.

인슈어테크 기업들의 역할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보맵, 보닥, 해빗팩토리 등 소비자 맞춤형 보험 분석 플랫폼은 이용자를 늘리고 있으며, 볼트테크코리아, GC케어, 스몰티켓 등은 언더라이팅 자동화, 헬스케어 연계, 소액단기보험 등 특정 영역에서 보험사와 협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여전히 보험사 주도의 디지털 전환 구조가 지배적이며, 해외처럼 인슈어테크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는 사례는 드문 편이다.
2023년 기준 국내 인슈어테크 기업의 평균 매출은 9억7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3.7% 증가했으나, 전체 핀테크 중 차지하는 비중은 7.6%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장 속도는 빠르지만, 규제 환경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보험업법상 신규 진입자의 자본 요건, 의료정보 활용 제한, 개인정보 보호 규정 등이 데이터 기반 서비스 혁신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데이터 활용 범위 확대, 비례적 규제 체계 마련, 보험사와 스타트업 간 협업 생태계 조성이 정책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AI 기반 심사 고도화와 디지털 보험 활성화를 추진 중이며, 2021년 소액단기전문보험업 제도 도입으로 인슈어테크의 진입 장벽은 일부 낮아졌다. 다만 기술 발전 속도에 제도와 데이터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향후 산업의 질적 전환은 정책과 현장의 균형 잡힌 조율에 달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