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월 21일 제12차 원자력진흥위원회를 개최해 '제3차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2024~2028)'을 심의·의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위원회는 원자력 정책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원전 확대와 안전 관리라는 국가 에너지 정책의 핵심 과제를 다루고 있다.
원자력진흥위원회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정부 부처와 전문가, 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회의는 원전 중심의 에너지 믹스 전환 속에서 필수적인 방사성폐기물 관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자리였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은 원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위험 폐기물로, 드럼통에 담겨 임시 저장된 후 최종 처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3차 기본계획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의 관리 방침을 담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2028년까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의 누적 발생량은 약 5만 5,000드럼(200리터 드럼 기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제2차 계획(2020~2023)에서 이어지는 수치로, 원전 가동률 증가와 신규 원전 건설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이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해 임시 저장소 운영 최적화와 최종 처분시설 연구를 지속할 방침이다.
기본계획의 주요 내용으로는 폐기물 발생 최소화 기술 개발, 저장·운송 안전성 강화, 그리고 처분 기술 로드맵 수립이 꼽힌다. 특히,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시설의 부지 선정과 타당성 검토를 본격화하며, 국제 기준에 맞춘 다중 장벽 시스템을 도입한다. 다중 장벽 시스템은 폐기물이 환경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여러 층의 보호 구조를 의미한다. 또한, 방사선 피폭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 체계를 확대하고, 국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공개 자료 배포를 약속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계획은 원전 안전성과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투명한 관리를 통해 국민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계획 수립 과정에서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관련 기관의 의견을 반영했으며, 앞으로 연차별 시행계획을 통해 구체적인 실행을 감독할 예정이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과 구분되는 별도의 체계로 운영된다. 고준위는 깊은 지층 처분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중저준위는 상대적으로 얕은 지층 처분이 가능해 기술 성숙도가 높다. 정부는 1990년대부터 중저준위 처분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경주에 이미 임시 저장시설이 운영 중이다. 이번 제3차 계획은 이러한 기반 위에 원전 재가동과 증설에 따른 폐기물 증가를 대비한 것이다.
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방사성폐기물 관리 예산도 증가 추세다. 2024년 예산 중 중저준위 관리 관련 항목은 수백억 원 규모로 책정되었으며, 연구개발(R&D)에 중점을 둔다. 기술 개발 분야로는 폐기물 부피 감소 기술, 장기 저장 안정성 평가 등이 포함된다.
시민사회와의 협력도 강조됐다. 위원회에는 환경단체 대표가 참여해 계획의 공정성을 검토했으며,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 이는 원전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앞으로 정부는 계획 이행 상황을 연간 보고서로 공개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 준수를 확인할 방침이다.
이번 의결은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원자력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안전이 최우선"임을 강조하며, 모든 과정에서 과학적·투명한 접근을 약속했다. 제3차 기본계획은 원자력진흥위원회의 공식 홈페이지와 정부 정책브리핑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자력진흥위원회의 역할은 원전 건설·운영부터 폐기물 관리까지 포괄적이다. 제12차 회의는 특히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초점을 맞췄으나, 향후 신고리 원전 등 건설 현황도 논의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 계획을 바탕으로 2028년 이후 제4차 계획 수립을 준비하며, 장기 로드맵을 완성할 계획이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의 특성은 방사능 수준이 낮아 상대적으로 관리하기 쉽다는 점이다. 그러나 누적량 증가로 인해 체계적 관리가 필수적이다. 계획은 폐기물 분류 기준 강화와 재활용 기술 연구를 통해 자원 순환을 촉진한다. 예를 들어, 일부 폐기물은 방사능이 자연 감소하면 일반 폐기물로 재분류 가능하다.
국제적으로도 한국의 방사성폐기물 관리는 선진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핀란드나 스웨덴처럼 처분시설 운영 경험을 벤치마킹하며, 한국형 모델을 개발 중이다. 이번 계획은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 진전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지지가 원동력"이라며 협력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