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해 본격적인 다부처 협력 체계를 가동한다. 보건복지부, 교육부, 성평등가족부, 경찰청은 3월 2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청소년 심리부검 사업' 수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청소년 자살의 근본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효과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심리부검은 자살 사망자의 유족과 지인 면담, 상담 기록 등을 분석해 자살 원인을 추정하고 검증하는 과학적 조사 방법이다. 현재 성인 대상으로만 운영되고 있으며, 2015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 1,602건이 시행됐다. 이번 협약으로 내년부터 청소년으로 확대 적용되어 근거 기반의 자살 예방 활동이 강화될 전망이다.
협약에 따라 각 부처의 역할이 명확히 분담졌다. 보건복지부는 사업을 총괄하며 면담 도구와 지침 개발, 실제 심리부검 수행을 맡는다. 교육부는 학생 자살 관련 자료를 수집·제공하고 유족, 교사, 상담사 등의 참여를 지원한다. 성평등가족부는 학교 밖 청소년의 심리상담 기록 등 자살 관련 자료를 제공하며 사례 발굴과 홍보에 협조한다. 경찰청은 자살 사건 발생 시 유족 연락처 등 수사 관련 자료를 신속히 제공한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협약식에서 "청소년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할 구조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심리부검을 통해 숨겨진 자살 위험 신호를 발굴하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청소년 자살 예방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청소년 심리부검 사업은 청소년들의 고민과 아픔을 이해하고 위기 징후를 면밀히 파악함으로써 촘촘하고 안전한 마음건강 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 사망 사건 관련 자료 수집·제공과 유족·교사·상담사 등의 참여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조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이번 협약은 모든 청소년이 소외되지 않고 국가의 두터운 보호 체계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특히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 심리부검 사업이 내실 있게 운영되도록 적극 협력하고, 청소년 안전망을 통한 예방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경찰청 차장)은 "청소년 자살 사건의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유사한 비극을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찰청도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유족 연락처 등 자료를 적극 제공해 심리부검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협약은 청소년 자살 문제를 넘어 사회적 안전망 강화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청소년 자살은 최근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정부는 심리부검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지역사회·가정 연계 예방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관계 부처는 협약식을 통해 상호 자료 공유와 협력 프로세스를 구체화하며, 조기 시행을 위한 후속 조치를 신속히 밟기로 했다.
청소년 심리부검 사업 개요에 따르면, 사업은 자살 원인 분석을 통해 위험 요인을 도출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협약식 계획에는 각 부처 장·차관 참석과 사업 설명 세션이 포함돼 있으며, 이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앞으로 이 체계가 안착되면 청소년 정신건강 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