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이 최근 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서 발생한 일가족 사망 사건을 계기로 복지 안전망 강화에 나섰다. 장관은 3월 20일 오후 3시 울주군청을 방문해 현장 간담회를 열고, 사건 발생 경위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사항을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울주군청과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공무원들로부터 사망 가구에 대한 기존 복지급여 지원 내역, 상담 및 사례관리 과정을 상세히 보고받았다.
이번 사건은 지방자치단체가 기초생활보장 신청을 안내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가 신청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와 지자체의 복지 관리 체계 안에 있었던 가구임에도 지원이 미치지 못한 점이 드러나면서, 일선 현장에서 느끼는 복지 제도의 미비점과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이 이뤄졌다. 정 장관은 이러한 현장 목소리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기초생활보장 직권신청이 가능하지만, 금융실명법 제4조와 사회보장급여법 제8조에 따라 금융정보 제공 시 본인 동의가 필수적이다. 이에 정부는 위기 징후를 포착한 공무원이 당사자 서면동의 없이도 기초생활보장급여를 직권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시에 해당 공무원의 적극행정을 통해 법적 면책을 보장하는 조치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긴급복지지원 서비스가 종료된 후에도 위기가 지속되는 가구에 대해 사례관리와 민간기관 지원을 적극 연계한다. 이는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현장 공무원들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신속한 지원을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더 나아가 지원 대상자가 직접 신청해야 하는 '신청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긴급 지원이 필요한 경우 공무원이 복지급여를 직권 신청·지급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포함한 절차 전반을 재검토한다.
정은경 장관은 간담회에서 "최근 울주군을 비롯해 연이어 발생한 사망 사건들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위한 복지 안전망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먼저 위기에 처한 국민을 찾아 지원하겠다"며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했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위기를 파악하면 기초생활보장 직권신청이 가능하도록 하고,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한편, 복지급여 신청주의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현장 점검을 넘어 복지 제도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보건복지부는 앞으로도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며, 국민 안전망을 더욱 튼튼히 다지겠다는 입장이다. 울주군 사건처럼 복지 지원이 필요한 가구가 놓치지 않도록 시스템 전반의 혁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