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금융그룹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며 핵심 고리로 저축은행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금융위원회는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지분 인수에 대한 대주주 변경 승인을 최종 확정했으며, 이에 따라 교보생명은 지분 50%+1주를 확보하며 사실상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거래 규모는 약 9천억 원으로, 기존 보유 지분 8.5%에 추가로 잔여 지분 41.5%+1주를 인수하면서 총 50%가 넘는 지분율을 확보했다. 자사주를 제외한 실질적인 의결권 비중은 약 58.7% 수준이다.

이번 인수는 교보생명이 지난해 4월 이사회에서 설정한 전략의 정점으로, 당초 계획보다 상반기 내 마무리되며 속도를 내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자산 14조5854억 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저축은행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전국 5개 영업구역을 보유한 유일한 저축은행으로, 지방은행 수준의 기반을 갖추고 있어 향후 금융당국의 대형 저축은행 제도 개편 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생명과 SBI그룹은 장기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이번 거래를 완성한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2007년 전략 제휴 이후 우리금융 인수, 제3인터넷은행 설립 논의, 최근에는 토큰증권(STO) 사업 등에 협력하며 금융 혁신의 동반자 역할을 해왔고, 지난해 말 SBI홀딩스는 교보생명의 2대 주주로 등극하며 양사 간 지배구조도 더욱 공고해졌다. 이 같은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향후 신사업 확장과 디지털 금융 협업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양사 결합은 고객 기반 확대와 금융 서비스 다각화 측면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교보생명의 디지털 플랫폼 이용자 298만 명과 SBI의 ‘사이다뱅크’ 고객 162만 명을 합치면 약 460만 명의 디지털 고객 생태계가 형성되는 셈이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금융 수요를 포섭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면서, 보험과 여·수신 업무를 결합한 통합 금융 솔루션 제공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인수는 보험사의 금융지주화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보험 중심의 자산 기반에 은행급 여수신 인프라를 결합함으로써 생산적 금융, 중금리 대출 확대 등 공적 역할도 강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향후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자산 20조 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의 지방은행 전환 기조 속에서 교보생명의 전략적 행보는 보험업계의 새로운 성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