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구매대행 방식으로 판매되는 제품 10개 중 2개가 국내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2026년 5월 14일, 38개 품목 420개 해외 구매대행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85개 제품이 안전기준에 부적합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부적합률은 20%로, 국내에서 정식 유통되는 제품의 평균 부적합률(5%)보다 4배나 높은 수준이다.
구매대행이란 해외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주문과 대금 지급 등을 대행해 주고 해외 판매자가 국내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보내는 방식의 서비스를 말한다. 현재 일부 전기용품과 생활용품의 경우 KC인증(국가통합인증마크) 없이도 구매대행이 허용되고 있어 안전 관리에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제품군별로 살펴보면 어린이제품이 가장 취약했다. 조사 대상 178개 중 38개 제품(21.3%)이 안전기준을 위반했다. 아동용 섬유제품 10개, 유아용 삼륜차 8개 등에서 유해 물질이 기준치를 크게 초과하거나 제품 구조상 안전 문제가 발견됐다. 예를 들어 한 아동용 백팩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내분비계 장애 물질)가 기준치의 247배, 또 다른 제품에서는 납이 기준치의 86.5배 검출됐다. 어린이 스포츠 보호장비는 충격강도 시험에서 파괴되거나 균열이 발생했고, 일부 의류는 조임끈이 길거나 3차원 장식물이 달려 아이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구조였다.
전기용품은 135개 제품 중 21개(15.6%)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LED등기구 15개, 직류전원장치 3개, 전자레인지 2개, 전지 1개 등이 해당된다. 주요 부적합 원인은 감전 보호 미흡, 절연 거리 부족, 전기적 강도 시험 불합격 등이었다. 특히 LED등기구의 경우 18개 제품 중 15개(83%)가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는데, 충전부와 금속 외함 사이의 절연 거리가 아예 없거나(0mm) 기준치(5mm)에 크게 미달해 감전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용품에서는 107개 중 26개(24.3%)가 부적합했다. 휴대용 레이저용품 8개, 승차용 안전모 7개, 속눈썹 열 성형기 7개 등이 포함됐다. 속눈썹 열 성형기는 조사한 8개 중 7개(88%)가 부적합해 가장 높은 부적합률을 기록했다. 휴대용 레이저용품은 10개 중 8개(80%)가 허용 등급(1급 또는 2급)을 넘어선 3B급 고출력 제품으로, 눈 손상 위험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승차용 안전모도 10개 중 7개(70%)가 충격 흡수 성능 등에서 부적합해 오히려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제품으로 드러났다.
국표원은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85개 제품의 구매대행사업자에게 조사 결과를 통보해 해당 제품의 구매대행을 즉시 중지하도록 조치했다. 또한 소비자가 부적합 제품을 구매하지 않도록 '제품안전정보센터(www.safetykorea.go.kr)'에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아울러 KC인증 없이 구매대행이 금지된 어린이제품 등을 불법으로 판매한 업체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거쳐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형사 고발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김대자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일부 전기·생활용품의 경우 소비자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 KC인증 없는 제품의 구매대행을 허용하고 있지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인 만큼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구매대행을 통해 위해 제품이 국내에 유입되지 않도록 안전성 조사를 확대하고 불법 제품 단속을 강화하는 등 제품 시장 감시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해외 구매대행 제품을 구매할 때 KC인증 마크 유무를 반드시 확인하고, 특히 어린이 제품, 전기용품, 생활용품 중에서도 부적합률이 높은 품목(속눈썹 열 성형기, LED등기구, 유아용 삼륜차, 휴대용 레이저용품, 승차용 안전모)은 구매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부적합 제품 목록과 상세 정보는 제품안전정보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