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인재의 진출이 확대되고 있는 금융권에서 임원급 의사결정 라인에의 진입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기준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수는 476명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6.5%에 그쳐 남성 중심의 지배 구조는 큰 변화 없이 지속되고 있다. 유니코써치 조사 결과, 전체 임원 7306명 중 남성은 6830명으로 93.5%를 차지하며 권력 구조의 균형 전환은 더딘 상황이다.
금융업계 내에서도 직원 단계와 리더십 레벨 간 격차가 뚜렷하다. 리더스인덱스 분석에 따르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금융기관의 여성 직원 비율은 50.5%로 절반을 넘었지만, 임원 자리에서 여성의 비중은 10.2%에 불과했다. 보험업계 역시 유사한 양상이다. 금융감독원 공시(2025년 3분기 기준)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5개 손보사와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3개 생보사의 여성 임원은 전체 466명 중 52명, 즉 11.5%에 머물렀다. 특히 사내 등기이사로 여성은 단 한 명도 선임되지 않아 최고 경영진 진입 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 확인됐다.
은행권 역시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4대 시중은행의 임원 중 여성 비율은 평균 12.9%로 10%대 초반에 머물며, 우리은행이 23.33%로 가장 높았지만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5.56%, 6.90%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더욱 주목할 점은 상근 임원으로 범위를 좁히면 여성 비율이 8.4%로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이는 의사결정 핵심층에서의 성비 불균형이 오히려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여성 임원 확대 정책이 비상근 또는 사외이사 중심으로 이뤄지며 실질적 권한 이양은 미흡한 현실을 반영한다.
업계에서는 여성 리더십 제한을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 비공식 네트워크 배제 등 구조적 요인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여성금융인네트워크 설문에서도 과반수가 ‘여성 임원 비율이 10% 미만’이라고 답했고, 승진 장애 요인으로 일가정 양립 부담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같은 환경은 인재 양성과 조직 다양성 측면에서 장기적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근 몇몇 은행의 정기 인사에서 여성 부행장급 인사가 다수 발탁되며 긍정적 변화의 조짐도 감지된다. 시장에서는 능력 중심의 인사 기조가 확산되면서 여성 임원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보험업계 역시 단순 숫자 확대를 넘어 실질적 권한과 책임이 뒷받침된 리더십 자리에의 진입이 이뤄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