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결제 시장에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거래 생태계가 본격화되고 있다. 구글은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전미소매업연합회(NRF) 연례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를 공개하며, 쇼핑부터 결제, 배송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하는 ‘범용 커머스 프로토콜(UCP)’의 도입을 선언했다. 이 기술은 개별 플랫폼 간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AI가 사용자의 취향과 예산에 맞춰 전 세계 상품을 분석한 뒤 직접 구매까지 수행하는 구조다.

페이팔은 오픈AI, 구글, 퍼플렉시티 등 주요 AI 플랫폼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며, 다양한 AI 에이전트가 생성한 주문 요청을 자사 결제망으로 연결하는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사용자가 챗GPT나 제미나이에서 자연어로 상품을 요청하면, AI가 조건에 부합하는 제품을 선별하고 페이팔을 통해 즉시 결제를 완료하는 시스템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수동적 쇼핑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의사결정과 거래 실행까지 주도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애플과 알리페이도 각각 애플 인텔리전스와 ‘AI 페이’를 통해 음성 명령 기반 결제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특히 알리페이의 AI 비서 ‘지샤오바오’는 출시 한 달 만에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실시간 음성 주문과 자동 결제 기능이 소비자에게 빠르게 수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정KPMG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을 ‘에이전틱 커머스’의 본격 확산으로 분석하며, 기업들이 고객 데이터 기반의 예측형 서비스 제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변화는 보험업계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거래 데이터의 획득 방식이 사용자 직접 입력에서 AI 기반 자동 수집으로 전환되면서, 소비자 행동 분석의 정밀도가 급격히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보험 리스크 평가 모델의 고도화나 개인화 상품 설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AI가 일상 소비 전반을 관리하는 환경에서 보험 가입이나 청구 절차까지 자동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 인프라의 디지털 통합 수준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결제 시장의 주도권 경쟁은 이제 기술 인프라의 규모보다 AI의 판단 정확도와 사용자 신뢰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디지털 거래 표준 형성과 함께, 개인정보 보호와 알고리즘 투명성에 대한 논의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