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산림축산과학원(이하 축산원)은 산란계(난산하는 닭)에 대한 국가 배출계수를 새롭게 개발해 온실가스 산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2026년 2월 28일 발표된 이 연구 결과는 축산 부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다 정밀하게 추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축산원은 산란계 사육 과정에서 배출되는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이산화탄소(CO2) 등의 온실가스를 대상으로 실증 데이터를 수집·분석했다. 기존에는 일반 육계나 낙농우 중심의 배출계수가 산란계에 적용되어 오차가 발생했으나, 이번에 산란계 전용 국가 배출계수를 도입함으로써 산정 오차를 20~30% 수준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국내 실정에 맞춘 계수로,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작성에 직접 활용될 예정이다.
연구 과정에서 축산원은 전국 10여 개 산란계 농가를 선정해 1년 이상 장기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사료 섭취량, 분뇨 처리 방식, 환기 시스템 등 사육 환경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단위 두수당 배출량이 기존 추정치보다 낮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메탄 배출계수는 kg CH4/두·년 기준으로 0.15~0.25 수준으로 산출됐으며, 이는 효율적인 사육 관리를 반영한 수치다. 이러한 데이터는 환경부의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도와 연계되어 농가의 배출 저감 전략 수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계수 개발은 '축산 온실가스 배출 저감 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축산원은 앞으로도 육계, 번식계 등 다른 가축 종에 대한 배출계수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27년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에 반영,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투명한 배출 보고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계수란 특정 활동량(예: 가축 두수)에 곱해 배출량을 계산하는 단위 계수로, 국가 간 비교와 정책 수립의 핵심 지표다. 산란계는 국내 계란 생산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주요 축산 부문으로, 전체 축산 온실가스 배출의 약 15%를 차지한다. 정확한 계수 적용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필수적이며, 농가에게는 배출권 거래제 참여 기회 확대라는 부수적 효과도 가져온다.
축산원 관계자는 "국내 산란계 사육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계수를 통해 과도한 배출 추정을 방지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책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농업·축산 분야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 관련 세부 데이터는 농촌진흥청 홈페이지와 정책브리핑을 통해 공개됐다.
국내 축산 온실가스 배출은 전체 배출량의 3~4%를 차지하며, 그중 분뇨 관리와 소화 과정이 주요 원인이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라 축산 부문 배출을 2030년까지 20% 이상 줄이는 목표를 세웠다. 산란계 배출계수 도입은 이러한 목표를 뒷받침하는 첫걸음으로, 바이오가스화 설비 도입이나 사료 첨가제 활용 등 저감 기술 보급과 연계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발표는 농촌진흥청의 지속적인 기후변화 연구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다. 최근 양봉, 낙농 등 다른 분야에서도 유사한 배출계수 개발이 진행 중이며,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농업 전체 온실가스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일반 농가와 소비자 입장에서는 계란 등 축산물 생산 과정의 환경 부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환경 단체들은 이번 성과를 환영하며, 계수 적용 후 실제 배출 저감 효과를 모니터링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추후 농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계수 활용법을 전파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축산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