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영남권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불길은 태풍에 맞먹는 강풍을 타고 안동, 청송, 영양을 지나 동해안의 영덕까지 순식간에 번졌고, 산청 산불은 열흘간 이어졌다. 이로 인해 10만 헥타르가 넘는 광대한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고, 31명의 소중한 생명이 스러졌다. 산림 공직자들에게 이 참사는 단순한 통계가 아닌 가슴에 새겨진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산불은 한순간에 자연과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앗아가며, 회복에는 수십 년이 걸린다. 이러한 비극의 반복을 막기 위해 산불 예방과 대응에서 한 치의 타협도 없을 것이라는 다짐이 이어지고 있다. 충주국유림관리소는 '유비무환'의 자세로 산불 대응 역량을 압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담수량 2,000ℓ급 다목적 산불진화차량 1대와 3,600ℓ급 고성능 산불진화차량 1대를 신규 도입해 초기 진화 능력을 대폭 높였다.
또한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산림재난대응팀을 새로 신설, 체계적이고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아무리 강력한 진화 시스템을 갖춰도 산불 예방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특히 봄철 건조한 기후와 강한 바람이 겹치면 작은 불씨 하나가 걷잡을 수 없는 재난으로 번질 수 있다. 이에 충주국유림관리소는 산불 발생 원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 중심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방 사업으로 영농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의 불법 소각을 막기 위한 파쇄 지원이 있다. 2025년에는 총 2헥타르 규모의 부산물을 파쇄 지원했으며, 올해는 약 25% 확대해 2.5헥타르 이상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는 산불 위험을 현실적으로 줄이는 효과적인 대책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기존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산불뿐 아니라 산사태, 소나무재선충병 등 산림재난 전반에 대응할 수 있는 산림재난대응단으로 재구성해 올해 처음 통합 운영한다.
이 대응단의 근무 기간도 기존 5개월에서 10개월로 연장해 산불 감시와 예방 활동의 연속성을 크게 강화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산불 예방은 정부와 기관의 몫만은 아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실천이 필수적이다. 산림 인접 지역 주민들은 불법 소각을 삼가고, 등산 시 라이터나 성냥 등 인화물질 소지를 철저히 피해야 한다.
작은 연기나 불씨를 발견하면 '누군가 신고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 대신 '나부터 신고한다'는 시민 의식을 가져야 한다. 산불은 철저한 예방으로 막을 수 있는 재난이다. 압도적이고 선제적인 대응 역량에 국민의 자발적 참여와 경각심이 더해질 때 우리의 산림과 생명을 지킬 수 있다. 더 이상 산불로 인한 아픈 기억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부터 모두가 함께 행동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