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조선 분야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2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이플라워호텔에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 조선협력센터(KUSPC)' 개소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소식은 지난 5월 8일 양 부처가 체결한 '한-미 조선협력 파트너십 이니셔티브' 양해각서(MOU)에 따라 불과 두 달여 만에 성사된 것이다. 행사에는 양국 정부·의회·기업 관계자 등 130여 명이 참석해 KUSPC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정관 장관은 환영사에서 "KUSPC는 전 세계 유례가 없는 조선 분야 협력 플랫폼으로, 미국 조선업 재건을 돕겠다는 한국의 굳은 의지와 약속의 상징"이라며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한국의 우수한 조선 기술이 미국 해안벨트 곳곳에 뿌리내리도록 돕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1,500억 달러에 이르는 조선협력투자도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며 미측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이종건 KUSPC 센터장은 "한-미 정부와 조선소, 대학·연구기관, 투자를 하나로 잇는 허브로서 미국 조선 전문 인력 양성과 핵심 조선소 대상 생산성 컨설팅, 한-미 공동 기술개발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양 장관 임석 하에 조선산업 동반성장을 위한 'Team Korea' 구축, 공급망 협력, 인력양성, 공동기술개발 등 4개 분야 총 15건의 협력 MoU가 체결됐다. 이번 MoU들은 미국 내 조선산업 기반을 강화해 향후 우리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Team Korea' 구축 분야에서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대형 3사와 조선협회,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KUSPC 등 6개 기업·기관이 협력하기로 했다. 조선사들은 미 조선소 현대화 지원 및 기자재 등 산업생태계 구축을, KRISO는 미래 조선해양 기술 공동연구·실증을, KUSPC는 현지 정보 공유 등을 각각 맡기로 했다.
공급망 협력 분야에서는 총 5건의 MoU가 체결됐다.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 지멘스와 차세대 설계·생산 분야 디지털 솔루션을 공동 구축하고, 한화오션은 필라델피아 광역 상공회의소와 지역 제조기업의 조선산업 공급망 참여를 촉진하기로 했다. 또한 HD현대삼호는 미국 타코마항을 운영하는 워싱턴 유나이티드 터미널스와 최신 항만크레인 4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력양성 분야에서는 3건의 MoU가 체결됐다. 한화필리조선소는 펜실베이니아주 델라웨어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DCCC)에 조선 기술 교육을 지원하고 교육생들의 현장실습 및 채용까지 연계하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한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비거 마린 그룹과 VR·AR 용접교육 시스템 등 첨단 교육 인프라를 갖춘 인력양성 센터를 공동 설립하기로 했다.
공동 기술개발 분야에서는 한국 산업부가 5년간 총 1,200억 원(약 8천만 달러) 규모의 한미 공동연구 사업을 진행한다. 한국의 7개 기업·기관과 미국의 9개 기업·기관이 참여해 선박설계 최적화, 알루미늄 자율 용접, 대형블록 도장 자동화, 자율운항 등 8개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서울대학교와 미시간대학교가 AI 기반 통합 선박설계 최적화 기술을, HJ중공업과 샌디에이고주립대학교(SDSU)가 알루미늄 함정 판넬 자율제조를 위한 마찰 교반용접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한다.
이 밖에도 삼성중공업은 미국 사로닉 테크놀로지스와 최신 자동화 기술을 현지 조선소에 적용하고 무인수상정(USV)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으며,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 함정 설계 전문기업인 깁스앤콕스와 글로벌 고속수송함(GFS) 공동 설계를 추진한다.
KUSPC는 MASGA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한 미국 현지 핵심 거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의 예산 지원(2026년 66억 원)을 바탕으로 워싱턴 D.C. 현지에서 미 조선소 생산성 컨설팅, 인력양성 사업 등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동시에 연구개발, 기술교류, 직접투자 등 양국 기업 간 협력 프로젝트를 촉진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KUSPC를 중심으로 미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한-미 양국에 이익이 되는 조선 분야 협력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협의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한미전략투자공사 및 정책금융기관들과 협력해 우리 조선기업들의 투자 활동 및 한-미 간 선박건조 협력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