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가 기후변화 대응과 그린경제 분야의 새로운 통상 규범을 논의하기 위해 복수국간 그린경제협정(GEPA) 추진에 나섰다. 이를 위해 7월 24일 오후 2시 한국무역협회에서 공청회를 열고, 관련 분야 이해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했다.
GEPA는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계기에 싱가포르, 뉴질랜드, 칠레 3개국이 합의한 복수국간 협정이다. 이들 국가는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을 처음 출범시킨 신통상 규범의 선도국으로, 우리나라가 이 협정에 참여하면 새로운 통상 규범을 함께 정립하면서 우리 산업의 현실과 이해를 선제적으로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청회는 통상조약 체결 절차와 이행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진행됐다. 이 법은 통상협정을 추진하기 전에 계획 수립에 앞서 대국민 의견수렴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협정의 개요와 추진 경과, 경제적 타당성 분석 결과 발표가 먼저 이뤄졌고, 이후 패널 토론과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산업통상부 김장희 신통상전략지원관은 모두 발언에서 "무역 관련 환경조치가 투명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야 하며, 국가 간 제도 정합성이 높아질 수 있도록 새로운 통상 규범의 정립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시장 확대가 우리 산업의 경쟁력과 새로운 수출 기회로 연결될 수 있도록 철저한 협정 추진 계획을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공청회에는 학계, 연구기관, 경제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여했다. 좌장을 맡은 이주형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실장,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센터 실장, 조홍종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박순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 위원,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장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패널들은 GEPA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각국의 조치가 불필요한 무역장벽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특히 그린경제 분야에서의 무역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어떤 규범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벌였다.
산업통상부는 이번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통상절차법에 따라 GEPA 협상 참여를 위한 국내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협상이 본격화되면 우리나라는 싱가포르, 뉴질랜드, 칠레와 함께 친환경 무역 규범을 선도하는 입장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다.
GEPA는 기존의 자유무역협정(FTA)과 달리 그린경제에 특화된 복수국간 협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각국의 환경 규제가 무역장벽으로 전환되지 않도록 하고, 녹색 기술과 재생에너지, 탄소 시장 등에서의 협력을 촉진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이번 공청회는 또 행정절차법에 따라 2주 전인 7월 9일 관보에 공고됐으며, 전자메일로 참석 신청과 서면 의견을 접수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유사한 통상 협정 추진 시 투명한 절차를 통해 국민과 전문가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