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대학교원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을 금지한 현행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관련 법 개정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7월 23일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제3조가 대학교원 노동조합에 대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은 교원 노조의 정치활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었는데, 재판소는 대학교원의 경우 개인 자격으로는 정당 가입이나 선거운동 등 정치활동이 폭넓게 허용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소는 결정문에서 대학교원이 결성한 노조만 정치활동이 금지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대학교원 개인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널리 인정되는 특별한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는 이유만으로 정치활동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취지다. 또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우려 역시 노조라는 이유만으로 더 강한 규제를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결정은 대학교원 노조에 한정된다. 초·중등교원 노조의 정치활동 금지는 여전히 합헌으로 유지된다. 재판소는 초·중등교원의 경우 학생에 대한 영향력과 교육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정치활동 제한이 필요하다는 기존 결정을 그대로 인정했다.
이번 위헌 결정은 2020년 8월과 9월 전국교수노조와 사립대학교수노조 등이 헌법소원을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교원노조법 제3조가 평등권과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고, 재판소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은 이번 결정에 대해 "대학교원의 특별한 법적 지위를 고려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결정 취지에 부합하도록 교원노조법 개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 대학교원 노조의 정치활동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대학 현장의 노사 관계와 교수들의 정치 참여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학교원 노조는 정치적 발언이나 활동에 제약을 받아왔으나, 앞으로는 보다 자유롭게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다만 구체적인 허용 범위와 조건은 향후 개정되는 법률에서 정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