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요가와 필라테스 분야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표준약관을 제정했다. 이번 조치는 민생 밀접 분야의 소비자 권익을 높이기 위한 2026년 공정위 중점 과제의 일환으로, 업계의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고 소비자에게 불리한 환불 관행과 예고 없는 휴·폐업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추진됐다.
최근 요가·필라테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소비자 피해도 크게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 상담 건수는 2021년 818건에서 2022년 932건, 2023년 1919건, 2024년 1211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공정위는 표준약관을 만들기 위해 실태조사를 실시해 시장 현황과 주요 분쟁 유형을 분석했으며, 이후 소비자단체와 관계기관 등이 참여한 간담회를 다섯 차례 열어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표준약관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환불 기준을 명확히 한 점이다. 그동안 소비자가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때 환급금 산정 기준이 불명확해 사업자와 소비자 사이에 분쟁이 자주 발생했다. 특히 장기 선결제 상품의 경우 할인 혜택을 제공한 뒤 계약을 해지하면 할인 전 금액을 기준으로 이용료를 공제해 환급금이 과소 산정되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따라 이번 약관은 환급금을 할인 전 금액이 아닌 실제 결제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하고, 위약금은 이용료의 10%로 제한했다.
또한 요가·필라테스 서비스 이용 방식이 횟수 기준과 기간 기준 두 가지로 나뉘는 점을 고려해 각 방식에 맞는 환급 방식을 마련했다. 계약 체결 시 소비자와 사업자가 상호 합의해 서비스 이용 및 환급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며, 수업횟수 기준 상품과 이용기간 기준 상품의 이용신청서를 구분해 제시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계약을 맺는 시점부터 해지 시 환급금이 어떻게 산정되는지 충분히 알 수 있게 됐다.
사업자의 휴·폐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다. 그동안 사업자가 갑자기 문을 닫아 선납한 이용료를 돌려받지 못하는 이른바 '먹튀' 피해가 잇따랐다. 실제로 필라테스 피해구제 신청 중 폐업 관련 비율은 2021년 1.7%에서 2025년 1월 17%로 급증했으며, 전체 응답자의 약 10%가 사업자 폐업으로 이용료를 환급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환급 금액은 평균 약 25만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표준약관은 사업자가 휴업이나 폐업을 하려면 예정일 14일 전까지 회원에게 통지하도록 의무화했다. 아울러 사업자가 보증보험에 가입한 경우 보험의 종류와 보장 내용을 소비자에게 미리 알리도록 해, 갑작스러운 영업 중단 시 보상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계약 전에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 밖에도 표준약관은 관계 법령에서 보장하는 소비자의 청약철회권을 명확히 명시하고, 사업자가 예약 운영을 적절히 관리해 소비자가 충분히 수업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 또한 소비자가 정해진 기간 내에 물품을 회수하지 않으면 사업자가 사전 고지 후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업자와 소비자 간 공정한 계약이 이뤄지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번 표준약관 제정으로 요가·필라테스 업계에 표준화된 계약 기준이 마련돼 사업자와 소비자 간 분쟁이 줄고 거래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소비자는 환불 기준을 사전에 명확히 안내받아 계약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사업자의 휴·폐업 사실과 보증보험 가입 여부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먹튀' 피해 가능성도 예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표준약관은 7월 20일부터 배포와 동시에 사용이 권장된다. 공정위는 누리집에 표준약관을 게시하고 사업자단체와 소비자단체 등에 제공해 널리 활용되도록 하는 한편, 현장에서 혼선 없이 빠르게 도입될 수 있도록 업계 등을 대상으로 교육도 적극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