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입한 담보와 특약, 사고 당시 운전자의 대응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와 범위가 달라질 수 있어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지난 13일 보험개발원이 제공한 ‘최근 5개년(2021~2025년) 차량 침수사고 현황’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으로 처리된 차량 침수사고의 95.7%(3만3490건)가 장마철과 태풍이 집중되는 7~10월에 발생했다.
충북 지역에는 지난 9일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가 내렸고, 청주 도심 일부 도로는 성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는 등 침수 피해가 발생하며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침수 피해를 보상받으려면 우선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손해(이하 자차) 담보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
책임보험이나 대인·대물 담보만 가입한 경우에는 침수 손해를 보상받기 어렵다. 침수 사고는 다른 차량과의 충돌 없이 발생하는 단독사고가 대부분인 만큼 ‘차량 단독사고 손해보상 특약’ 가입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다만 일부 보험사는 별도 특약을 운영하기 때문에 보상 여부는 상품 약관을 확인해야 한다. 특약에 가입했더라도 모든 침수 사고가 보상되는 것은 아니다.
주차 중 태풍이나 홍수로 차량이 침수되거나 운행 중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린 경우에는 보상이 가능하다. 반면 출입통제구역을 고의로 통행하거나 침수 경고를 알고도 무리하게 진입한 경우에는 사고 경위와 운전자 과실 정도에 따라 보상이 제한되거나 보험료가 할증될 수 있다.
또한 창문이나 선루프를 열어둔 상태에서 빗물만 유입된 경우에는 약관상 침수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침수로 차량 내부에 둔 노트북과 가방 등 개인 물품이 피해를 입더라도 자동차보험에서 보상받지는 못한다.
또한 수리비가 차량가액보다 적으면 부분손해로 처리돼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수리비만 지급된다. 손해액이 차량가액 이상이거나 수리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다면 전손으로 처리돼 차량가액을 기준으로 보험금이 지급된다.
주차장 침수사고를 당했는데 자차 담보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가입 한도 내에서 수리비를 보전받지 못했다면 주차장 배상책임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보상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주차장 관리자의 과실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실손보상의 원칙에 따라 중복으로 보상받을 수는 없다.
침수 사고가 발생했다면 시동을 걸지 말고 차량 상태와 주변 상황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긴 뒤 즉시 보험사에 사고를 접수해야 한다. 시동을 켜면 엔진으로 물이 들어가 손상이 커질 수 있고, 사고 이후 발생한 추가 손해에 대해서는 보상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견인 뒤에는 피해 범위와 수리 가능 여부를 확인해 전손 또는 부분손해 처리를 결정하게 된다. 자연재해로 인한 침수이고 운전자 과실이 없다면 일반적으로 보험료가 할증되지는 않는다.
다만 1년간 보험료 할인은 유예될 수 있다. 전손 처리 뒤 새 차량을 구입할 경우에는 자동차전부손해증명서를 발급받아 취득세 감면 가능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여름철 침수 위험이 높아지면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주요 손보사들은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상습 침수지역과 둔치주차장, 지하차도 등 전국 약 1300곳을 관리하는 침수예방 비상팀을 운영한다.
현대해상은 수위계측기로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고 피해 발생 시 긴급견인지원단과 차량보상현장캠프를 가동한다. KB손보는 사전 준비부터 비상캠프까지 5단계 대응체계를 마련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폭우가 내릴 때는 가급적 차량 운행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운전해야 한다면 침수 위험지역을 피하고 예방수칙을 숙지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